양희영(28·사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18 시즌 개막전에서 아쉽게 마수걸이 우승컵을 놓쳤다.

양희영은 29일 바하마 패러다이스 아일랜드의 오션클럽 골프코스(파73·6625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를 쳤다. 최종합계 9언더파 공동 3위다. 우승컵은 12언더파를 친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 차지했다. 린시컴은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통산 8승을 신고했다. 린시컴은 렉시 톰슨(미국)과 함께 LPGA의 대표적인 장타자다.

통산 3승을 기록 중인 양희영은 전반에 버디 2개를 잡아내며 한때 공동선두를 달렸다. 4승째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그는 “새로 호흡을 맞춘 캐디가 퍼팅 브레이크를 잘 봐줘 느낌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공동선두 5명이 치열한 버디 경쟁을 벌인 후반에 16번홀(파4) 보기를 범하면서 선두 경쟁에서 한 걸음 뒤처졌다. 마지막 18번홀 이글 퍼트가 살짝 빗나간 게 아쉬웠다.

눈여겨볼 선수는 대만의 쉬에이링이다. 세계랭킹 126위인 그는 2015년 LPGA에 데뷔해 지금까지 ‘톱 10’에 딱 한 차례 든 무명 선수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사흘간 10언더파를 쳐 단독 2위에 올랐다. 3라운드 후반에는 단독 선두에 오르며 첫승을 바라보기도 했다. 쉬에이링 외에 이번 대회에 출전한 청야니, 첸페이윈 등 나머지 두 명은 커트 탈락했지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부문 1, 2위를 차지했다. 첸페이윈이 284야드, 전 세계랭킹 1위 청야니가 277야드를 찍었다.

양희영을 제외한 나머지 한국 선수들은 모두 중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유소연(28)이 최종합계 4언더파로 공동 11위, 이미림(28)이 공동 25위, 박희영(31)이 공동 41위, 최운정(28)이 공동 49위, 유선영(32)이 공동 61위를 기록했다. 박성현과 전인지(24), 김세영(25)은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는 대회 내내 강풍이 분 탓에 4라운드 72홀 경기를 54홀로 축소해 치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