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탁구 세계선수권 우승, 남북단일팀이라 더 큰 의미"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시 선수에 대한 충분한 피해 보상 필요"
현정화 "27년 만에 구성되는 단일팀에 남북관계가 좋아진다면…"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남북단일팀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현정화(48·렛츠런) 감독은 15일 "당시 남북한 단일팀이었기에 의미가 더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 감독은 내달 개막하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거론되고 있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상과 관련해 27년 전을 돌아보며 이같이 밝혔다.

당시 단일팀은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한의 현정화와 북한의 리분희 등이 주축을 이뤄 여자 단체전에서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현 감독은 "단일팀이었기에 금메달을 땄지만, 설사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더라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 마음의 울림이 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남북한 단일팀이 아니었다면 북한도 우리도 단체전에서 우승할 기량을 갖고 있지 못했다"며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커져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구성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고, 동시에 기대 이상의 성적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 감독은 그러나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은 스포츠 대회로서 그 무게감이 다르다는 점은 인정했다.

세계선수권은 2년마다 한 번씩 열리지만, 올림픽은 4년마다 개최되고 선수라면 누구나 올림픽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우리는 단체전을 제외하면 개인 종목에 남북한이 5명씩 10명 모두 출전해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면서 "올림픽에서는 아마 다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올림픽에서 단일팀을 구성하면 선수 개인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보상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창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그 종목이 활성화된다면 선수들 입장에서도 단지 올림픽에 한 번 출전하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 감독은 "1991년 이후 단일팀이 구성되는데 무려 27년이 걸렸다"면서 "이번 단일팀이 앞으로 다른 대회 또 다른 단일팀으로 구성되는 물꼬를 틀 수 있고, 그래서 남북관계가 좋아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