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가 스마트 슈즈 ‘아이오핏’을 신고 스윙하면(오른쪽) 체중 이동과 무게중심 변화 데이터 분석 그래픽이 휴대기기(왼쪽)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솔티드벤처 제공
골퍼가 스마트 슈즈 ‘아이오핏’을 신고 스윙하면(오른쪽) 체중 이동과 무게중심 변화 데이터 분석 그래픽이 휴대기기(왼쪽)에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솔티드벤처 제공
프로골퍼나 아마추어 골프 고수는 다리 움직임이 일정하다. 일관된 스윙과 체중 이동을 하기 때문이다. 다리와 발 움직임만 봐도 골프 실력을 알 수 있다는 게 운동역학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솔티드벤처(대표 조형진)는 체중과 무게중심 이동 패턴에 골프 스윙의 비밀이 숨어 있다는 점에 착안해 골프 훈련용 신발 ‘아이오핏’을 개발했다. 발로 전해지는 몸의 움직임을 신발 깔창에 깔아놓은 압력센서로 정밀하게 측정해 실시간으로 휴대폰 등에 전달해주는 스마트 슈즈다. 신발 센서와 휴대기기는 블루투스로 연결했다. 조형진 대표(35)는 “무게중심 이동과 좌우, 앞뒤 체중 이동의 흐름을 정확히 포착하도록 설계했다”며 “체중 이동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스윙 균형이 잘 잡혔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프&비즈] "슬라이스·훅 등 고질적 '골프병(病)' 스마트슈즈로 다 고칠 수 있죠"
홈페이지에서 앱(응용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스마트폰 등 휴대기기에 깔고 아이오핏을 신기만 하면 다양한 분석 기능을 활용할 준비가 끝난다. 이세희 이사는 “앱을 깐 스마트폰으로 스윙 동작을 찍으면 프로들의 스윙 동작 데이터와 비교분석해 문제점을 찾아내고 교정 레슨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골프 레슨을 하는 프로는 아이오핏 데이터를 기반으로 레슨할 수도 있다. 스윙 영상을 분석해 저장하는 기능과 음성녹음 기능,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분석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들어가 있다.

국제특허 6개를 출원한 솔티드벤처는 지난해 미국가전협회(CTA)로부터 웨어러블 분야에서 ‘CES 혁신상(Innovation Award)’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CES 혁신상은 가전과 컴퓨터 주변기기 등 28개 부문에서 최고의 제품을 뽑아 주는 상이다. 지난해 8월 미국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1위인 킥스타터에서 목표금액의 300% 이상을 모으는 등 일반 투자자의 관심도 크다.

아이오핏은 출시한 지 5개월밖에 안돼 일반 골퍼에게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프로골퍼 사이에선 인기 아이템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되면서 알음알음 입소문이 났다.

회사는 조만간 아마추어 골퍼가 좀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내놓을 계획이다. 아이오핏을 활용해 슬라이스와 훅 등 고질적인 ‘골프병’을 퇴치하는 훈련 프로그램이다. 3주 만에 드라이버 비거리를 30m 늘릴 수 있는 ‘3021 프로젝트’도 제작하고 있다. 모두 무게중심과 체중 이동의 패턴에 해법이 숨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솔티드벤처는 삼성전자 출신 조 대표와 이세희 이사 등 4명이 2015년 설립한 스핀오프 회사다. 삼성전자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에 지원한 1200개 팀에서 선발된 5개 팀 중 한 곳이다. 친정인 삼성전자도 이 회사 지분을 갖고 있다.

조 대표는 “스마트 슈즈 응용 분야를 골프뿐만 아니라 피트니스와 헬스케어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스마트 슈즈 글로벌 1위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