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가르치는 위창수에게 쇼트게임 배우기로
국내 개막전 앞서 LPGA투어 대회 5차례 출전
여자골프 '슈퍼루키' 최혜진 "한달 동계훈련 떠나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슈퍼루키' 최혜진(19)은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최혜진은 로스앤젤레스 북서쪽에 있는 TPC 발렌시아에서 한달 동안 겨울훈련을 할 예정이다.

겨울훈련에는 체력단련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함되지만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쇼트게임이다.

훈련 장소를 TPC 발렌시아로 삼은 것도 쇼트게임을 가능하면 완벽하게 연마하려는 의도다.

최혜진은 이곳에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에서 레슨프로로 변신한 위창수(46)의 지도를 받는다.

찰리 위라는 미국 이름으로 PGA투어에서 뛰었던 위창수는 작년부터 TPC 발렌시아에서 프로 선수를 가르치는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최혜진이 쇼트게임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어한다는 소식을 접한 최경주(48)가 소개했다.

최경주는 작년부터 위창수를 코치로 영입했다.

최혜진이 쇼트게임 완성을 겨울훈련의 중점 과제로 내세운 이유는 올해 대회 출전 일정과 무관하지 않다.

최혜진은 오는 4월6일 제주도에서 시작하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국내 대회 첫 출전이다.

KLPGA투어 개막에 앞서 최혜진은 2월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 줄줄이 참가한다.

새해 첫 대회는 다음달 15일 개막하는 호주여자오픈이다.

지난해 장하나(26)가 우승했던 대회다.

3월1일부터 싱가포르에서 나흘 동안 열리는 HSBC 챔피언십에도 출전이 확정됐다.

작년 이 대회에서는 박성현(25)이 LPGA투어 멤버로 데뷔전을 치렀고 박인비(30)가 우승했다.

호주여자오픈과 HSBC 챔피언십 사이에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2월22일∼25일)에는 출전 신청서를 접수해놨다.

대회 주최측이 출전을 받아준다면 3주 연속 LPGA투어대회를 치르는 셈이다.

이게 다가 아니다.

최혜진은 다시 미국 캠프로 돌아가 3월23일부터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기아클래식에 이어 3월30일에 시작하는 LPGA투어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까지 참가한다.

KLPGA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LPGA투어 대회를 4개에서 5개나 뛰는 일정이다.

잔디가 다 다르고 코스 난도도 까다로운 LPGA투어 대회를 시즌 초반에 집중적으로 치르기에 쇼트게임 완성도를 높이는 게 급선무라는 게 최혜진의 판단이다.

27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를 때리면서도 아웃오브바운즈(OB) 한번 없는 정확도를 자랑하는 최혜진에게 롱게임보다 쇼트게임의 숙련을 겨울 훈련의 중점 과제로 삼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최혜진이 한달 동계훈련에 이어 두달 가량 LPGA투어 대회에 집중하는 것은 LPGA투어 조기 입성을 위한 노림수가 깔렸다.

최혜진은 '박성현 방식'으로 LPGA투어에 진출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박성현은 지난 2016년 기회가 닿는대로 출전한 LPGA투어 대회에서 60만 달러가 넘는 상금을 쌓아 우승없이도 이듬해 LPGA투어 카드를 손에 넣었다.

당시 박성현은 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국내 개막전에 앞서 3주 연속 LPGA투어 대회에 출전해 공동13위, 공동4위, 공동6위를 차지했다.

LPGA투어 무대에 대한 자신감 뿐 아니라 이 3개 대회에서 17만1천143달러라는 적지 않은 상금을 벌었다.

우승 없이도 투어카드를 받을 수 있는 상금랭킹 40위 이내에 진입하는데 초반 3개 대회에서 모아놓은 상금이 커다란 밑천이 됐음은 부인할 수 없다.

이르면 내년이라도 LPGA투어로 건너가겠다는 복안을 지닌 최혜진에게는 시즌 초반에 이렇게 많은 LPGA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경험과 자신감에 가능하면 많은 상금을 벌어놓겠다는 심산이다.

최혜진은 KLPGA투어 개막 이후에도 US여자오픈과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에비앙 챔피언십 등 굵직한 LPGA투어 대회에 꾸준히 출전할 계획이다.

지난해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투어에서 2차례나 우승했고 US여자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스타덤에 올랐던 최혜진은 작년 8월말 프로로 전향한 뒤에 이벤트 대회와 정규 투어 대회에서 벌써 2차례 정상에 올라 올해 여자 골프 최대어로 꼽힌다.

최혜진이 동계훈련을 통해 얼마나 더 강해질 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