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사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월8일부터 19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서는 '스키점프' 경기가 열린다. 국내에서 스키점프는 2009년 영화 '국가대표'에서 다루어지면서 대중에서 알려졌다.

◆가장 멀리 날아오르는 '스키점프'

스키점프는 점프대를 타고 시속 90㎞가 넘는 속도로 내려오다가 공중으로 치솟아 설원에 착지하는 종목이다. 가장 멀리 점프를 해야 하는 종목으로 출발 게이트에서 내려올 때부터 비상해 눈 위에 안착할 때까지 시간은 10초 남짓에 불과하다. 따라서 점프대를 타고 내려오는 속도를 최대한 이용하고 공중에서 공기역학을 최대로 활용해야 한다. 스키는 하늘을 날아야 하므로 넓고 길다(260~275㎝).

스키점프는 역사가 길다. 1862년 노르웨이에서 첫 경기가 열렸다.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해는 1924년이다, 제1회 동계올림픽이었다. 2014년 소치 대회부터 여자 선수의 참가가 시작됐다.
사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사진=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스키점프는 도약대 길이에 따라 노멀힐과 라지힐로 구분한다. 도약대 길이가 짧으면 노멀힐, 길이가 길면 라지힐이다. 라지힐 종목은 1964년 인스브루크 대회 때 추가됐다.

노멀힐은 착지 지점을 기준으로 75∼99m 사이부터 가산점을 준다. 라지힐은 100m 이상 날아야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스키점프대는 노멀힐이 K-98, 라지힐은 K-125로 설계됐다. K-98은 비행 기준 거리가 98m라는 의미다. 즉, 노멀힐은 98m 이상, 라지힐은 125m 이상 점프해야 가산점 획득이 가능하다.

점수는 크게 거리와 자세 점수로 나뉜다. 5명의 심판이 각각 20점 만점으로 채점해서 최고와 최저점을 뺀 3명의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정한다.

스키점프는 특히 다른 스키 종목과 달리 키와 체중, 스키 길이의 상관 관계가 경기력을 좌우한다. 따라서 선수들은 복싱이나 유도처럼 체급별로 나뉘어 경기하는 종목만큼이나 철저하게 체중을 관리해야 한다.

스키점프에선 기본적으로 스키가 길수록 떠오르려는 힘(양력)이 세져 비행 거리가 늘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게 정설이다. 경기에서 스키의 길이는 키의 1.45배까지 쓸 수 있도록 규정으로 제한됐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 종목은 남·녀 노멀힐과 남자 라지힐 및 단체전 등 네 종목으로 나뉜다. 개인전은 두 차례 뛴다. 단체전은 팀당 4명이 출전해 라지힐로 경기를 한다.

◆日 다카나시·美 헨드릭슨, 금메달 '경쟁'

사진=다카나시 사라 공식 홈페이지
사진=다카나시 사라 공식 홈페이지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키점프 선수는 여자 스키점프 세계 최강자 다카나시 사라(22·일본·사진)다. 다카나시는 국내에서는 생소한 스키점프 선수라 아직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은퇴한 피겨스케이팅 선수 아사다 마오의 한창 때에 버금가는 인기다.

다카나시는 세계 여자 스키점프의 압도적인 일인자다. 다카나시는 지난해 2월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스키점프 월드컵 노멀힐 여자부 경기에서 정상에 올라 통산 5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다카나시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다. 그러나 다카나시는 번번이 큰 경기에서 발목이 잡히는 징크스가 있다. 다카나시는 지난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4위에 그쳐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개인전 금메달이 없다. 2013년 이탈리아 발디피엠메 대회 단체전에서만 금메달을 땄을 뿐이고, 개인전은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가 전부다.

다카나시가 진정한 스키점프의 '여제'로 등극하려면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이 필요하다는 게 스포츠계의 의견이다.

하지만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는 라이벌 세라 헨드릭슨(24·미국)도 출전하는 만큼 금메달 획득이 만만치는 않을 전망이다. 헨드릭슨은 2011년 12월부터 월드컵 통산 13승을 올려 다카나시(53승)에 이어 여자 스키점프 월드컵 최다승 2위에 오른 선수다.

여자 스키점프 월드컵 첫해인 2011-2012시즌 종합우승을 차지하고,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등 여자 스키점프 첫 올림픽 챔피언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소치 대회를 앞두고 당한 무릎 부상의 여파로 21위에 그치며 첫 올림픽을 허무하게 보내야 했다.

이후 무릎 수술만 네 차례 겪은 그는 올해 평창에서 금메달을 꿈꾸고 있다. 지난달 헨드릭슨은 31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열린 미국 스키점프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총점 263.4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해 평창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국내에서는 박규림(19·상지대관령고)이 출전한다. 여자 스키점프 대표 박규림은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9년 영화 ‘국가대표’를 보고 감명을 받아 스키점프에 입문한 박규림은 지난달 캐나다 휘슬러 올림픽파크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컵 여자 노멀힐에서 총점 190.3점을 받아 국제대회 사상 처음 3위를 차지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