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8년 첫 대회인 센트리챔피언스토너먼트(총상금 630만달러·67억원) 최종 4라운드가 열린 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플랜데이션코스(파73·7452야드) 12번홀(파4).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강한 티샷을 날리자 공은 페어웨이 왼쪽으로 크게 튀어 오른 뒤 내리막을 따라 굴러 그린에 올라 뒤편에 있는 컵 10㎝ 앞까지 가서야 멈췄다. 공이 한 바퀴 정도만 더 굴렀다면 420야드짜리 홀에서 알바트로스를 기록할 뻔한 샷이었다. 갤러리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그리고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한 존슨에게 갈채를 보냈다.

존슨은 이날 12번홀 이글 1개를 비롯해 버디 7개, 보기 1개 등을 합쳐 8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24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존슨은 2위 존 람(스페인)을 8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13만4000달러(약 12억1000만원)를 거머쥐었다. PGA 투어 통산 17번째 우승이자, 2013년에 이어 이 대회 두 번째 우승이었다. 존슨은 이번 우승으로 2008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1년 연속 우승컵을 안은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센트리챔피언스토너먼트는 지난해 PGA 투어 우승자 34명만 출전한 ‘왕중왕전’이다. 올 한 해 PGA 투어를 주도할 챔피언을 짐작해보는 대회이기도 했다. 존슨은 이 대회에서 세계랭킹 1위의 위력을 과시했다. 첫날 공동 7위로 출발한 그는 둘째 날 3위에 이어 셋째 날 단독 선두에 올랐다. 마지막 날에는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3라운드까지 2위였던 브라이언 하먼(미국)에 두 타 앞선 16언더파로 출발한 존슨은 30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버샷과 정교한 아이언샷, 치밀한 퍼팅을 앞세워 전반 9개 홀에서만 4타를 줄였다. 2위권과는 6타 차였다.

후반에는 장타쇼가 더욱 화려해졌다. 11번홀(파3)에서 첫 보기를 했으나 12번 이글로 21언더파를 기록, 20언더파 고지를 가뿐히 넘어섰다. 305야드 14번홀(파4)에서도 원 온에 성공한 뒤 가볍게 1타를 줄였다. 15번홀(파5)과 16번홀(파4)에서도 가볍게 버디를 낚으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시우(23·CJ대한통운)는 이날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1언더파 281타로 단독 10위에 이름을 올리며 새해 첫 대회부터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그는 전날 공동 12위에서 2계단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날 함께 경기를 한 조던 스피스(미국)는 최종합계 12언더파 280타를 기록하며 9위에 자리했다.

디펜딩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이날 6타를 줄이며 뒷심을 발휘했지만, 1~3라운드에서의 저조한 성적을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최종합계 4언더파 288타로 공동 22위에 그쳤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