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의 '열 번째 귀환'… 세계는 왜 우즈에 미련둘까
타이거 우즈(42·미국·사진)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복귀는 열 번째다. 이런저런 이유로 10주 이상 필드를 떠났다가 돌아온 게 지금까지 아홉 번 있었다. 그런데도 세계 골프계는 마치 영웅의 첫 귀환을 맞이하듯 들썩이고 있다. 복귀전을 하루 앞둔 29일(현지시간) 히어로월드챌린지 프로암에 출전한 우즈가 300m짜리 파4홀에서 드라이버로 1온에 성공한 데 이어 6m짜리 이글 퍼트까지 성공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열기가 절정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우즈의 파괴력이 다시 한 번 폭발할 수 있을까. ‘우즈의 클래스’를 가늠할 특별한 기록들을 모았다.

우즈는 1996년 투어 데뷔 이후 79승(메이저 14승)을 수집하는 동안 범접하기 힘든 기록을 무수히 쏟아냈다. 24세에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수립한 것을 시작으로 총 세 번이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작성했다. 2000년 US오픈부터 디오픈, PGA챔피언십, 2001년 마스터스까지 메이저 4개 대회를 모두 휩쓴 ‘타이거 슬램’도 그가 써낸 새 역사다.

이뿐만 아니다. 메이저대회 최다 타수 차 우승 기록도 우즈가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00년 US오픈에서 12언더파로 우승해 3오버파를 친 공동 2위 어니 엘스와 앙헬 히메네즈를 15타 차로 제쳐 골프계를 경악하게 했다. 그의 나이 25세 때였다. 여기에 가장 근접한 기록은 1862년 톰 모리스 주니어의 13타 차 우승이 있을 뿐이다. ‘압도적 우즈’는 이보다 앞서 입증됐다. 1997년 ‘명인열전’ 마스터스에서다. 데뷔 2년차이던 그는 18언더파를 쳐 2위 톰 카이트(6언더파)를 1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차지해 당시 사상 최다인 4400만 명의 TV시청자 앞에서 ‘황제의 탄생’을 알렸다. 흑인 최초이자 최연소, 최저타, 최대타수 차 마스터스 우승이었다.

우즈의 실력은 폭발적이면서 지속적이었다는 점에서도 특별하다. 그는 683주 동안이나 세계 랭킹 1위를 지켰고, 2006~2007시즌에는 7개 대회를 연속제패하며 아무도 가보지 못한 길을 걸었다. 142개 대회 연속 커트 통과 역시 PGA투어에서 아직 깨지지 않는 신화다.

우즈는 한 번 기회를 잡으면 놓지 않는 필승의 승부사였다. 3라운드 단독 선두거나 공동 선두이면 최종 우승확률이 93.1%로 역대 최고다. 메이저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황금곰’ 잭 니클라우스가 60.3%, PGA투어 평균이 33.1%다.

큰 경기에서도 실력이 꾸준했다. 우즈는 1997년부터 2013년까지 메이저대회에서만 합계 126언더파를 기록했다. 역시 1위다. 이 부문 2위가 스티브 플레셔로 125오버파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