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관왕’을 노리고 있는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산뜻하게 출발했다. 8일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블루베이 LPGA(총상금 210만달러)에서다.

박성현은 이날 중국 하이난의 지안 레이크 블루베이 골프 코스(파72·6680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쳤다. 버디 5개 보기 1개를 적어냈다. 특유의 장타를 내세워 4개의 파5홀에서 3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공동 9위로 나머지 라운드에서 선두경쟁을 해 볼만한 성적이다. 통산 2승의 유선영(31)이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잡는 깔끔한 경기를 선보이며 7언더파 단독 선두로 대회를 출발했다. 최나연(30)과 이정은(29)이 5언더파로 공동 3위를 달리고 있어 한국 선수의 한 시즌 최다승인 16승 가능성도 기대해 볼만하다.

블루베이LPGA 대회는 박성현의 세계랭킹 1위 데뷔무대다. 동시에 전관왕에 등극하는 징검다리 대회이기도 하다. 신인왕,상금왕,올해의 선수상,최저타수상(베어 트로피) 싹쓸이다. 신인이 4관왕에 오른 경우는 1978년 낸시 로페즈 밖에 없다. 세계랭킹 1위인 신인이 4관왕에 오른 적은 아직까지 없다.

신인왕을 이미 확정한 박성현은 현재 상금랭킹 1위다. 2위에 올라 있는 올해의 선수상과 최저타수상도 뒤집기가 가능한 범위에 있다.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1위 유소연(162점)을 14점 차로 뒤쫓고 있고, 최저타수에선 1위 렉시 톰슨을 0.22점 차로 바짝 쫓고 있다. 유소연과 톰슨은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박성현이 14언더파 이상을 치고 우승할 경우 이 두 부문에서도 곧바로 1위가 된다.

‘베테랑’ 유선영은 5년만에 우승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2006년 LPGA에 데뷔한 유선영은 2010년 사이베이스 매치플레이 대회와 2012년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인경(29)과의 연장 접전 끝에 메이저 트로피를 거머쥐었지만 이후 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지난 5년간 한 번도 우승경쟁을 해보지 못했다.

한편 지난 7일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생애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박성현은 이날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세계랭킹 1위 달성을 기념해 1억원을 기부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