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그린여왕’ 박성현(24·KEB하나은행)의 비상은 어디까지일까.

박성현은 6일(현지시간)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이 발표한 11월 첫째주 순위에서 8.41점을 받아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2006년 세계랭킹 제도가 도입된 이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사상 최초의 루키 1인자가 탄생한 것이다. 2000년 골프에 입문한 지 17년만에 꿈을 일궈냈다. 지난주까지 19주동안 세계랭킹 1위를 달렸던 유소연(27·메디힐)은 8.38점을 받아 2위로 내려 앉았다.
세계랭킹 1위 박성현 '전설'에 도전한다
박성현의 비상은 그러나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LPGA 투어 2개 대회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7일 중국에서 개막하는 블루베이 LPGA와 16일 미국에서 시작하는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이다. 이 대회에서 낮은 타수로 우승하는 등 ‘압도적 성적’을 낼 경우 ‘역대급 기록’도 노려볼 만하다. 세계 여자골프 사상 최초의 5개부문(세계랭킹 1위, 올해의 선수상, 신인왕, 상금왕, 최저타수상) 석권이다.

박성현은 지난 8월 캐나다퍼시픽오픈을 제패하며 일찌감치 신인왕을 확정했다. 시즌 상금도 216만1005달러를 쌓아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와의 차이가 19만6580달러다. 2위권 선수들이 준우승 이상을 하고 박성현이 컷탈락하는 등 특이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1위 수성이 가능한 격차다.

남은 관건은 현재 올해의 선수와 평균타수다. 하지만 이마저도 깨트릴 수 있는 범위내에 있다. 올해의 선수 부문에선 1위 유소연(162점)에 14점 뒤쳐진 2위(148점)이고, 평균타수 부문에선 1위 렉시 톰슨(미국·69.147타)에 0.022타 부족한 2인자다. 나쁘지 않은 최근의 경기감각이라면 뒤집기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는 올 시즌 7번 출전한 시즌 하반기 대회에서 우승 2회,준우승 1회 등 톱10에 5회나 진입했다.

이 도전이 성공할 경우 그는 ‘LPGA투어 전설’ 낸시 로페스(미국)에 비견될만한 대기록을 남기게 된다. 로페스는 1978년 데뷔 첫해 9승을 올리며 4관왕에 올랐다. 세계랭킹 제도가 도입되기 전이다.

박성현은 세계랭킹 1위 등극과 관련해 “너무도 떨린다.꿈이 빨리 이뤄졌다”며“(전관왕을)특별히 의식하진 않겠지만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