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녀프로골프 투어 대회가 초대형 태풍 ‘란’으로 인해 모두 23일 최종라운드 일정을 취소하고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서 각각 우승을 노린 신지애(29·스리본드)와 이상희(25·호반건설)는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올 시즌 2승을 노리던 신지애는 22일 일본 효고현 마스터스GC(파72)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노부타그룹마스터스GC레이디스(총상금 1억8000만엔·약 18억원)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이 성적은 전날 3라운드까지의 스코어였다. 이날 기상 악화로 대회 최종 4라운드가 취소되면서 3라운드까지의 성적으로 최종 순위를 매겼다. 우승은 11언더파 205타를 기록한 우에다 모모코(일본)가 차지했다. 신지애는 3라운드에서 폭우 속에 2언더파를 치는 등 좋은 샷감각을 보이면서 우승을 넘봤지만 태풍에 아쉬움을 남겨야 했다. 신지애는 지난 8월 니토리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에서 우승했다.

이상희가 참가한 일본프로골프(JGTO) 투어 브리지스톤오픈(총상금 1억5000만엔·약 15억원)은 태풍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지난 19일 치바시 소데가우라컨트리클럽 소데가우라 코스(파71)에서 개막한 이 대회는 기상 악화로 이미 라운드가 한 번 취소된 터라 전날인 21일까지 2라운드만 소화했다. 이상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1라운드 4언더파, 2라운드 3언더파를 적어내며 중간합계 7언더파 135타를 기록했다. 그는 선두 도키마쓰 류코(일본)에게 2타 뒤진 단독 2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 기간 안정된 실력을 보여준 이상희는 최종라운드에서 치열한 우승 경쟁을 예고했다. 그는 한국에서 통산 4승 가운데 3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수확해 ‘메이저 사냥꾼’으로 불린다. 그만큼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본 투어에선 아직 우승이 없다. 이번 브리지스톤오픈은 그가 우승컵을 사냥할 좋은 기회였지만 태풍 앞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올 시즌 한국 남자 선수의 일본 투어 우승은 1승뿐이다. 류현우(36)가 지난달 후지산케이클래식에서 기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