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하골프 사업을 총괄하는 요시다 노부키 부장(오른쪽 두 번째)과 윤채영(왼쪽부터), 오에 가오리, 오야마 시호, 후지타 히로유키 등 야마하골프 클럽을 사용하는 프로 골퍼들이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8년 리믹스 신제품 출시 행사에 참석해 클럽을 소개하고 있다. 도쿄=최진석  기자
야마하골프 사업을 총괄하는 요시다 노부키 부장(오른쪽 두 번째)과 윤채영(왼쪽부터), 오에 가오리, 오야마 시호, 후지타 히로유키 등 야마하골프 클럽을 사용하는 프로 골퍼들이 지난 1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8년 리믹스 신제품 출시 행사에 참석해 클럽을 소개하고 있다. 도쿄=최진석 기자
일본 도쿄 긴자의 명품 브랜드 매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야마하긴자 빌딩. 지난 11일 7층 콘서트홀에 기자 200여 명이 모였다. 올 들어 일본에서 젝시오를 제치고 아이언 시장 1위에 올라선 야마하골프가 2018년 리믹스(RMX) 클럽 신제품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행사가 열렸기 때문. 야마하골프가 9월에 신제품 발표 행사를 하는 건 이례적이다.

야마하골프의 국내 수입 총판인 오리엔트골프의 이동헌 부사장은 “매년 10~11월에 내년도 신제품을 소개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작년 말부터 클럽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 야마하가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년도 신제품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마하, 내년 신제품 ‘선제공격’

젝시오 꺾은 야마하, 신제품 조기 출격… '클럽 왕좌' 노린다
올해 상반기 일본 골프용품업계에선 큰 판도 변화가 일었다. 아이언 판매 1, 2위 브랜드가 자리바꿈을 한 것이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아이언 부문 부동의 판매 1위였던 던롭의 젝시오9이 야마하 인프레스 UD+2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갔다. 야마하가 시장에서 1위에 오른 건 1982년 이 회사가 골프 클럽을 처음 개발한 지 34년 만에 처음이다. 인프레스 UD+2는 ‘UD+2는 5번 아이언을 잡아야 할 거리도 7번 아이언이면 충분할 정도로 반발성이 좋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이 부사장은 “UD+2의 인기는 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좋다”며 “두 곳 모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판매량이 많다”고 귀띔했다. UD+2의 성공은 드라이버와 유틸리티 등 다른 클럽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 야마하골프 사업을 총괄하는 요시다 노부키 부장은 “일본 내 클럽 시장 점유율이 기존의 6~8%에서 올해 9.5%까지 상승했다”며 “시장 점유율 4위이며 추가 상승 전망도 밝다”고 설명했다.

이날 야마하가 내놓은 신제품은 ‘리믹스’ 시리즈다. 아마추어를 위한 리믹스 218 시리즈와 상급자를 위한 118, 프로를 위한 018 시리즈로 구성돼 있다. 시바 겐이치로 야마하골프 마케팅그룹 리더는 “2년 전 출시한 리믹스 시리즈보다 기술력이 한 차원 높아졌다”며 “차별화된 시리즈들이 웨지부터 드라이버까지 풀세트로 구성됐으며 무엇보다 직진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고 비거리 향상을 위한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야마하는 똑바로, 멀리 간다”

이번 신제품 개발에 참여한 일본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후지타 히로유키 프로(통산 18승·2012년 일본 JGTO 상금왕)가 강조한 건 ‘직진 안정성’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후지타 프로는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직진 안정성과 비거리 성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개발부에 요청했다”며 “연구 개발진이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경쟁력 높은 클럽을 개발했고, 타감도 매우 좋다”고 말했다.

드라이버와 우드, 유틸, 아이언을 모두 아우르는 기술은 직진 안정성이다. 드라이버의 경우 헤드의 무게중심을 헤드 뒤쪽 아래에 배치해 직진성을 높였다. 아이언은 ‘액티브 솔’이라는 새로운 헤드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러프에서도 헤드가 잘 빠져나올 수 있도록 리딩에지와 바운스를 넓게 만든 것이다. 시바 리더는 “신제품은 찍어 쳐도 헤드가 땅에 박히지 않고 빠져나간다”며 “이를 통해 방향이 안정되고 비거리 손실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이버는 비거리 향상을 위해 페이스 센터를 토 쪽으로 7㎜가량 이동했다. 이러면 스윙할 때 헤드가 돌아가면서 생기는 에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고 볼 스피드가 빨라진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야마하골프는 이를 ‘헤드턴 에너지’라고 불렀다. 시바 리더는 “헤드에 슬릿(기술적으로 새긴 홈)을 기존 6개에서 8개로 늘려 헤드의 수축 팽창 현상을 강화한 것도 비거리 확대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후지타 프로와 윤채영 등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야마하골프 소속 프로 골퍼들도 “신제품으로 측정한 결과 5~10야드가량 비거리가 늘었다”고 말했다.

야마하골프는 다음달부터 차례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11월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이 부사장은 “인프레스 UD+2가 시니어 골퍼를 겨냥한 클럽이라면 리믹스는 이보다 젊고 탐구 정신이 강한 적극적인 골퍼를 위한 클럽”이라며 “클럽 디자인도 한층 개선돼 20~40대 젊은 골퍼의 취향에도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쿄=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