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연이 10일 경기 가평베네스트GC(파72·653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우승이 확정되자 활짝 웃고 있다.  /KLPGA 제공
장수연이 10일 경기 가평베네스트GC(파72·653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우승이 확정되자 활짝 웃고 있다. /KLPGA 제공
장수연(23·롯데)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극적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10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39회 이수그룹KLPGA챔피언십에서다. 6타 차 열세를 뒤집었다. 국내 투어 복귀 첫 승을 노렸던 장하나(25·비씨카드)는 또다시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준우승에 그쳤다.

장수연은 이날 경기 가평의 가평베네스트GC(파72·653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적어낸 장수연은 장하나를 4타 차로 따돌리고 시즌 첫 정상에 올랐다.

장수연은 단독 선두 장하나에게 6타 뒤진 11언더파 공동 3위로 최종일에 나섰다. 하지만 보기 없이 8타를 덜어낸 끝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극적 역전승을 연출했다.

장수연은 특히 통산 3승을 모두 뒤집기 우승으로 거머쥐면서 ‘역전의 여왕’ 타이틀 하나를 추가할 수 있게 됐다. 첫 승인 지난해 4월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는 최종일 8언더파를 몰아쳐 3타 차 승부를 뒤집었고, 2승째인 NH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은 7언더파를 쳐 2타 차 열세를 극복했다. 우승 상금은 1억6000만원. 장수연이 기록한 19언더파 269타는 39회째인 이 대회의 최소타 기록이다. 지난해 배선우(23·삼천리)가 세운 16언더파를 3타 더 줄여냈다.

장수연은 지난해 2승을 올리며 상금 순위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17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두 번 진입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했다. 상금 순위도 36위에 머물렀다. 장수연은 “그동안 자신감을 잃고 내 샷에 화가 많이 났었다”며 “시즌 중반부터 긍정적으로 생각을 다잡기 시작하면서 샷감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장하나는 다시 뒷심 부족에 울었다. 보수적으로 타수를 지키려 했던 전략이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이날 256야드로 세팅된 짧은 4번홀(파4)이 대표적이다. 장수연이 이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으로 1온에 성공한 뒤 이글을 잡아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반면 장하나는 2온 전략으로 끊어가 파를 잡는 데 그치며 역전패의 빌미를 만들었다. 12번홀(파5)까지 파행진을 거듭하던 장하나는 13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장수연에게 2타 차로 끌려갔다. 이후 15번홀(파5)에서 이날 첫 버디를 잡아냈지만 승기는 이미 장수연 쪽으로 기운 뒤였다. 장하나는 16번(파4), 17번(파3)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내주며 4타 차로 우승경쟁에서 멀어졌다.

지난 6월 미국 무대에서 국내 투어로 복귀한 장하나는 이번 대회가 복귀 후 14번째다. 하지만 우승 없이 준우승만 두 번 했다. 왼손목 통증과 배탈까지 겹치면서 컨디션이 살아나지 않은 게 컸다. 장하나는 지난달 27일 끝난 하이원리조트오픈에서는 선두를 달리다 연장전에서 이정은(21·토니모리)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문 뒤 아쉬움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 주부골퍼 허윤경(27·SBI저축은행)이 14언더파를 적어내 올 시즌 최고 성적인 단독 3위에 올랐다.

가평=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