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중퇴, 실업축구팀 출신, 횟집아들… 한국축구의 희망으로 떠오른 축구대표팀 센터백 김민재(전북)를 설명하는 말이다. 그는 1996년 11월 15일생으로 아직 만 20살도 되지 않았다. 신태용호에 함께 합류한 팀 선배 이동국(38)보다 18살이 어리다, 1998년 이동국이 대표팀 공격수로 활약할 때 김민재는 2살이었다.

지난 7월 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김민재를 대표팀에 발탁했을 때만 해도 세간의 기대는 크지 않았다. 나이가 어린 데다 경력이라고는 지난해 연세대를 중퇴한 뒤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경주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뛰었을 뿐이다.

김민재는 올해 국가대표 수비수들이 차고 넘치는 전북에 입단해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며 쑥쑥 성장했다. 하지만 A매치 경험이 없어 대표팀 출전기회를 얻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민재 역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된 뒤 “믿기지 않으면서도 정말 기쁘다”며 “부모님이 통영에서 횟집을 하시는데, 현수막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이 달린 지난 31일 이란전에서 당당히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A매치 데뷔전이라고 믿기지 않을 만큼 탄탄한 수비력과 판단력으로 이란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센터백은 한 번 뚫리면 자칫 실점으로 연결될 수도 있는 자리다. 그는 중압감을 이겨내고 중앙을 지켰다. 후반 6분에는 상대 팀 에자톨라히와 몸싸움을 하다 퇴장을 끌어내기도 했다.

김민재는 6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인 우즈베키스탄과 경기에서 다시 한 번 선발 출전했다. 이란전보다 압박감은 더 심했다. 원정 경기인데다 이날 경기에 패할 경우 본선 진출이 좌절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즈베키스탄 공격수들이 공을 잡을 때마다 현지 팬들의 응원 소리가 커져 정상적인 수비를 펼치기 힘들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실수 없이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김민재는 경기 후 “형들의 도움으로 좋은 경기를 펼쳤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뛰겠다.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