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중' 넥센 이정후 "키는 그만 크고 몸 불릴래요"
웨이트 트레이닝은 팀 문화…"타구 속도 높이고 싶다"

넥센 히어로즈의 신인 외야수 이정후(19)는 아직 성장 중이다.

갓 프로에 데뷔한 선수로서 야구 경험을 쌓고 기술을 향상해나가는 것은 물론, '물리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

지난주 경기도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이정후는 "데뷔 후 1㎝ 컸다"고 말했다.

KBO리그 홈페이지 선수 정보에 기재된 신장 185㎝보다 실제 키가 살짝 작았는데, 이제는 185㎝에 딱 맞게 됐다는 비밀 아닌 비밀도 살짝 공개했다.

그런데 "키는 그만 크고 싶다"는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이정후는 "키는 컸는데 몸무게는 안 늘었다"며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몸을 불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근육을 키워서 더욱 탄탄한 몸을 만들고 싶다는 말이었다.

이정후는 선배들을 따라 열심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특히 원정 경기 숙소의 룸메이트인 고종욱(28)을 보고 훈련 방법을 익혀나가고 있다.

그는 "원정 경기에 가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잘 몰랐었다.

그러다가 고종욱 형을 따라서 웨이트 트레이닝하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근력 운동을 중요시하고 많이 하는 넥센의 팀 문화에 녹아든 것이다.

이정후는 "여기 형들은 다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정후가 근육량을 늘리고자 하는 나름대로 분명한 목표도 갖고 있다.

그는 "힘을 키워서 타구를 멀리 보내고 싶다.

또 내야안타가 되려다가 상대 수비에 잡히는 타구가 나올 때마다 타구 스피드를 더 빠르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타격 능력과 장타력을 키우려면 더 큰 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몸무게가 늘면 이정후의 장점인 주루에 지장이 있을지 걱정하지는 않는다.

전설적인 호타준족으로 '바람의 아들'로 불린 이종범(46)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인 이정후는 아버지의 빠른 발을 그대로 물려받아 '바람의 손자'라 불리는 데 손색이 없다.

이정후는 "형들은 몸을 키워도 달리는 데 지장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근육이 붙어서 더 잘 뛸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도 선수들이 무작정 근육을 단련하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가 팀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중요시하는 문화를 잘 만들었다"며 "우락부락한 근육을 만드는 게 아니라 야구에 필요한 근육을 만들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티가 많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후에 대해서도 "겨울에 훈련을 다녀와서 형들이 하는 훈련을 많이 보고 배웠더라. 한번 프로그램에 따라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고 나면 그 중요성을 알고 스스로 운동을 찾아서 하게 된다. 이정후는 오자마자 훈련을 잘 받았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도 이정후 몸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그는 이정후의 생각과는 반대로 "키가 컸는지는 모르겠는데 몸은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 감독은 "앞으로 운동을 잘하면 2∼3년간 뼈가 더 굵어지고, 몸무게도 10㎏ 이상 불어나지 않을까 싶다. 아직 성장하는 중이니 키도 더 클 수 있다"며 "힘이 좋아지면 타구 스피드도 분명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