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모터스포츠 대회 중 하나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 참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올 시즌 목표를 ‘종합우승’으로 잡았다. 2014년 이 대회에 뛰어든 뒤 지난 3년간 갈고닦은 기술력과 팀워크가 안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동안 WRC를 지배해온 폭스바겐 모터스포츠팀이 디젤 게이트 여파로 작년 말 철수했다. 현대차가 종합우승을 차지하기에 유리한 조건이 갖춰진 것이다.

현대차 모터스포츠팀은 2일 막을 내리는 8차 대회 폴란드 랠리에서 종합순위 1위 점령에 나선다. 올 시즌 초반 현대차는 드라이버들의 실수로 쓴맛을 봤다. 대회 둘째 날, 셋째 날까지 선두로 달리다 사고를 냈다. 이후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고 드라이버의 실수가 줄면서 순위가 올랐다. 현재 WRC는 1위 팀인 M-스포트팀과 2위 현대차 모터스포츠팀 2파전 양상이다.

지난 11일 막을 내린 7차 대회 이탈리아랠리에서 현대차의 간판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벨기에)이 3위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누빌은 이날 드라이버 점수 17점을 보태 누적 123점을 기록했다. 드라이버 부문 선두인 M-스포트팀의 세바스티앵 오지에(프랑스)와의 점수 차를 18점으로 좁혔다. 이 점수면 이번 폴란드 랠리에서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 누빌이 우승을 차지하면 1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WRC는 종합우승을 드라이버와 제조사 부문으로 나눠 시상한다. 현대차 모터스포츠팀은 제조사 부문에서도 M-스포트팀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현재까지 누적 점수는 194점으로 M-스포트팀(234점)과 40점 차다. 현대차 월드랠리팀은 누빌과 함께 헤이든 패든(뉴질랜드), 다니 소르도(스페인) 등 소속 드라이버가 고르게 우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두 팀 간 1위 경쟁은 가열될 전망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