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레스는 지면과 평행하게…왼다리에 힘 '꽉'
왼발 방향이 낮은 왼쪽 내리막 경사면 샷은 프로들도 실수가 잦은 ‘공공의 적’이다. 내리막 중력의 영향을 받아 스윙이 불안정해지면서 정타가 나오기 어렵다. 스윙 회전축이 왼쪽으로 밀리면서(스웨이) 심한 슬라이스가 나는 게 가장 흔한 미스샷이다. 클럽 페이스가 다운스윙 과정에서 타깃과 직각으로 맞춰지기도 전에 열린 상태로 임팩트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를 본능적으로 피하기 위해(경사를 이기기 위해) 체중을 오른발에 실어놓고 공을 퍼올리다 뒤땅이나 토핑을 내 골퍼를 패닉에 빠트리기 일쑤다.

공의 비행원리를 이해하는 아마추어 고수나 프로라면, 임팩트 때의 클럽 페이스각과 스윙 궤도를 살짝 바꿔 자기만의 탈출 샷을 구사한다. 자기의 구질과 스윙습관에 맞추기 때문에 고수마다 해법이 약간씩 다른 것도 이 내리막 경사면 트러블 샷의 특징이다.

하지만 기본 해법은 같다. 내리막 경사의 물리적 특성에 순응하는 것이다. 내리막 경사면에 몸을 최대한 평행하게 셋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윙을 평지에서 하는 것처럼 만들기 위해서다. 뒤땅 토핑이 줄어드는 지름길이다. 주의할 점은 약간 ‘과도한 게 아닐까’하는 느낌이 날 정도로 어깨선과 엉덩이, 무릎을 왼쪽으로 기울여 평행을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이때 왼발에 체중을 확실히 실어 균형을 잡는 게 요령이다. 나머지 스윙은 평지와 같되 다만 임팩트 이후 클럽 헤드가 경사면을 쓸면서 지나가도록 길게 폴로스루를 하는 게 좋다. 조도현 프로는 “스윙 궤도가 바닥이 평평하고 좌우로 긴 타원형이 돼야 미스샷이 확연히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공은 약간씩 목표 방향 오른쪽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도 모르게 왼쪽으로 스웨이되면서 클럽 페이스가 미세하게 열려서다. 이를 보정해주는 선택적 해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목표지점 왼쪽을 오조준하는 것이다. 그린 중앙에 홀컵이 꽂혀 있다면 그린 왼쪽 끝이나 좌측 중간 지점을 바라보는 식이다. 두 번째는 공의 위치 변경이다. 잔동작과 몸의 움직임이 많아 회전축이 왼쪽으로 쏠릴 확률이 높은 초심자라면 공을 왼쪽에 두는 게 유리하다. 최송이 프로는 “쇼트아이언(7~9번)을 기준으로 공 반개~한 개 정도 왼쪽에 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클럽 선택이다. 로프트각이 내리막 영향을 받아 왼쪽으로 기울어지고, 이에 따라 낮은 탄도의 구르는 샷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점을 보완해주는 일이다.

조 프로는 “탄도가 낮아 그린 주변 러프에 걸리지만 않는다면 대개 공이 생각보다 많이 굴러 목표지점을 지나칠 가능성이 있다”며 “일반적으로 한 클럽 짧은 아이언을 잡아 탄도를 높여주는 게 확률상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