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중국 바둑랭킹 1위인 커제 9단과 대결에 나선다.

커제 9단은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알파고와 3번기를 펼친다. 바둑에 공인 세계랭킹은 없지만, 커제 9단은 현재 세계랭킹 1위로 널리 인정받고 있다.

알파고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는 이 행사에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대결은 '업그레이드 알파고'의 화려한 쇼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중국에서도 커제 9단의 승리를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국신문사는 지난 18일 영문판 기사에서 "이번 대결은 인간과 인공지능이 처음으로 대국했을 때만큼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인간 승리를 낙관하는 전망은 더 적다"고 보도했다.

커제 9단의 심경 변화도 전했다.

이 신문은 "커제 9단은 작년 3월에는 알파고가 자신을 이길 수 없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나 지금 커제 9단의 지지자들은 이전보다는 확실히 자신감이 줄었다. 행운을 빌고 있다"고 적었다.

구리 9단도 커제 9단의 승률이 10%에 불과하다고 전망했다.

구리 9단은 연초 알파고가 '마스터'라는 아이디(ID)로 세계 최고수들과 인터넷 바둑을 두면서 60연승을 달렸던 것을 떠올렸다.

커제 9단도 이 온라인 대국에서 패했다. '마스터'는 알파고의 새 버전 '시제품'이었다. 그런데도 세계 최고의 기사들을 압도했다.

온라인 대국을 지켜본 이세돌 9단도 "알파고가 너무 많이 세졌다"고 놀라워할 정도였다.

오는 23일 공개될 알파고는 이보다 완성도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리 9단은 "커제 9단도 자신의 방법을 바꿔가면서 열심히 준비해왔다. 커제 9단이 잘 싸우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승패를 떠나 이 행사의 제목처럼 '바둑의 미래'를 탐험하는 데 의의를 두는 시각도 많다.

구리 9단도 "인간이 또 알파고에 진다면, 미래 바둑 인공지능의 발전상을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바둑의 규정을 바꿀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창하오 9단도 "바둑 인공지능이 전통적인 바둑의 발전도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여전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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