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스터스 챔피언의 품격 >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라스 스타디움 코스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첫날 17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뒤 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 마스터스 챔피언의 품격 >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라스 스타디움 코스에서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첫날 17번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뒤 공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1라운드가 열린 12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 17번홀(파3). 지난달 마스터스대회를 제패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웨지를 잡고 티샷을 했다. 물을 가로질러 간 공은 그린 위에 한 번 튄 뒤 컵 옆으로 날아가 그대로 컵까지 굴러들어갔다. 홀인원이었다. 가르시아는 오른손을 번쩍 들었고 갤러리들은 열띤 환호를 보냈다. 이 대회 역사상 일곱 번째 홀인원이었다.

17번홀은 길이가 137야드로 짧지만, 연못 속에 섬처럼 떠 있는 솥뚜껑 그린으로 악명 높다. 변덕 심한 돌풍도 아이언 달인들로 하여금 ‘퐁당쇼’를 연출하게 만든다. 6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리던 애덤 스콧(미국)도 이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린 뒤 흔들렸다. 결국 그는 17번, 18번홀에서 연속 더블보기를 범하며 2언더파 공동 18위로 미끄러졌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17번홀은 36개의 볼을 삼켰고, 이날은 선수 17명이 공을 헌납했다. 이날 샷이 잘 풀리지 않았던 가르시아는 홀인원으로 2타를 줄이면서 1오버 73타로 라운드를 마쳤다.

K골퍼들의 분위기는 좋았다. 김시우는 이날 선두에 2타 뒤진 3언더파 69타를 적어냈다.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2개를 묶어 공동 7위에 오른 김시우는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강성훈은 버디 3개에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로 공동 32위에 올랐고, 2011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최경주는 이븐파 72타로 공동 51위를 기록했다.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세계 남자 골프 ‘빅3’는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1라운드 성적을 적어냈다.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16번홀에서 이글을 낚았지만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적어내면서 첫날을 공동 32위로 끝냈다. 세계랭킹 2위인 ‘새신랑’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더블보기를 2개나 범하면서 1오버파 73타로 공동 66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3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제이슨 데이(호주)는 2언더파 70타로 공동 18위에 오르면서 빅3 가운데 가장 좋은 출발을 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