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명 명인들의 '그린재킷 전쟁' 시작됐다
세계 최강 골퍼 94명이 격돌한다. 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파72·7435야드)에서 개막하는 ‘명인열전’ 마스터스다. 81회째인 마스터스는 올해 총상금 1000만달러(약 113억원), 우승상금 180만달러(약 20억원)를 걸고 새로운 ‘필드의 지배자’를 기다리고 있다.

◆38년 만의 첫 출전 우승 나올까

94명 명인들의 '그린재킷 전쟁' 시작됐다
마스터스를 정복하기 위해선 경험이 필수다. 첫 출전한 선수가 우승한 사례는 1934년 첫 대회부터 지금까지 세 명밖에 없다. 1, 2회 우승자인 호튼 스미스와 진 사라젠, 1979년 우승자인 퍼지 젤러가 그들. 올해는 38년 만에 첫 출전 우승자가 나올 가능성이 꽤 높다는 게 골프계의 기대다. 수준급 기량을 갖춘 이가 많기 때문. 올해 마스터스 첫 출전자는 아마추어골퍼 5명을 포함해 모두 19명. CBS스포츠는 이 가운데 존 람(스페인), 토마스 피터스(벨기에), 토미 플릿우드(잉글랜드), 알렉스 노렌(스웨덴) 등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세계 랭킹 1위 우승자 탄생할까

절대강자의 등장이냐, 새로운 영웅의 탄생이냐. 골프팬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2년 연속 ‘타이거리스(Tigerless)’ 대회를 맞는 팬들의 시선은 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에게 쏠리는 분위기다.

지난 2월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존슨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오픈,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 WGC 델매치플레이 등 최근 3개 대회를 석권했다. 특히 델매치플레이 우승으로 WGC 4개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우즈도 가보지 못한 ‘WGC그랜드슬램’이다. 존슨이 우승하면 2002년 세계 1위였던 우즈 이후 15년 만에 세계 랭킹 1위가 마스터스 챔프에 오른다.

◆매킬로이의 도전은 계속된다

마스터스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다. 매킬로이는 이미 2011년 US오픈, 2012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오픈을 제패해 3개의 퍼즐을 꿰맞췄다. 그랜드슬램에 가장 가까이 갔던 때는 2011년이다. 그는 당시 최종 라운드를 4타 차 선두로 출발했다. 하지만 마지막 날 후반 첫홀부터 트리플 보기를 범하는 등 흔들리더니 결국 8오버파를 쳤다. 최종 결과는 공동 15위. 올해로 여덟 번째 출전인 그는 그동안 99개홀을 돌아 마스터스의 코스 특성을 웬만큼 파악한 상태다. 매킬로이는 “녹색 재킷이 없기 때문에 아직은 완전한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고 말해 강렬한 우승 욕심을 드러냈다.

◆한국 선수 최고 성적 올릴까

K브러더스들이 역대 최고의 성적을 낼지도 관심사다. 올해는 안병훈(25·CJ대한통운)과 김시우(22·CJ대한통운), 왕정훈(22)이 기회를 잡았다. 이미 두 차례 오거스타를 밟은 안병훈은 “삼세번이란 말이 있지 않느냐”며 “장타보다는 안정적인 샷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윈덤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초청받은 김시우와 세계 랭킹 50위권 자격을 충족시켜 출전권을 따낸 왕정훈은 ‘꿈의 마스터스’를 처음 경험한다. 왕정훈은 “골프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게임”이라며 “톱10 진입을 목표로 타수를 잃지 않는 전략으로 대회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한국인 최고 성적은 2004년 최경주(47·SK텔레콤)가 기록한 3위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