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챔프' 잡은 김경태 "여세 몰아 16강 가자"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활약 중인 김경태(31·신한금융그룹·사진)가 ‘빅이벤트’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매치플레이에서 마스터스 챔피언 대니 윌릿(잉글랜드)을 잡는 이변을 연출했다.

김경태는 2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CC에서 열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세계랭킹 15위 윌릿을 4홀 차로 꺾었다. 세계랭킹 70위인 김경태는 이번 대회에서 꼴찌인 64번째 시드를 받아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했다.

유럽프로골프(EPGA)투어에서 통산 5승을 기록 중인 윌릿은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토너먼트를 제패해 일약 글로벌 골프 스타로 떠올랐다.

김경태는 보기 없이 전반 4개, 후반 2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보기 3개를 범한 윌릿을 4&2(2홀 남기고 4홀 차 우세)로 승리를 확정했다. 승점 1점을 챙긴 김경태는 두 번의 조별리그 경기를 더 치러 16강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다. 남은 상대는 세계랭킹 21위 러셀 녹스(스코틀랜드)와 41위 빌 하스(미국)다. 이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내면 김경태는 PGA투어 초청 출전 기회를 더 많이 잡을 수 있게 된다.

총상금 975만달러(약 109억원)인 이 대회는 우승자에게 페덱스 포인트 550점을 주는 등 세계랭킹 포인트를 듬뿍 준다.

‘예측불가’ 매치플레이답게 희생양이 속출했다. 김경태에 덜미를 잡힌 윌릿 외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인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68위 쇠렌 키옐센(덴마크)에게 2홀 차로 고개를 숙였다.

세계랭킹 6위 조던 스피스(미국)도 60위인 일본의 다니하라 히데토에게 2홀 차로 패해 남은 두 번의 경기에서 승점 확보가 절실해졌다.

김경태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한국 선수는 모두 패했다. 1차전에서 샬 슈워츨(남아공)을 맞은 안병훈(26·CJ대한통운)은 6홀 차로 완패했고, 김시우(22·CJ대한통운)는 필 미켈슨(미국)에게 5홀 차로 졌다. 왕정훈(22)도 스페인의 강호 라파 카브레라 베요에게 4홀 차로 무릎을 꿇었다.

반면 스피스를 잡은 다니하라 등 3명의 일본 선수는 미국 선수를 상대로 모두 승점을 챙겼다. 이케다 유타(세계랭킹 41위)가 라이언 무어(미국·세계랭킹 36위)와, 마쓰야마 히데키(세계랭킹 4위)가 짐 퓨릭(미국·세계랭킹 57위)과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무승부를 기록한 선수는 0.5점을 가져간다.

64명이 출전한 이 대회는 조당 4명씩 16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조 1위가 16강에 진출한다. 이후부터는 토너먼트로 ‘1 대 1 골프’의 최강자를 가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