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 "예비 빅리거 중 김하성 4위, 양현종 6위"
손아섭·민병헌 등도 스카우트들의 체크 대상
채프먼, 다르빗슈 등 WBC 통해 빅리그 진입


야구의 세계화를 전면에 내세워 2006년 출범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빅리그 진입을 꿈꾸는 '미래의 스타'의 산실이다.

'쿠바산 미사일'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과 강타자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뉴욕 메츠)는 2009년 WBC에서 쿠바 대표로 맹활약을 펼치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눈길을 끌어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 마에다 겐타(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매리너스) 등 일본 투수도 WBC 활약을 발판 삼아 태평양을 건넜다.

KBO 리그에서도 '미래의 빅리거'가 세계 무대에서 자신의 실력을 뽐낼 준비를 마쳤다.

미국 야구 전문지 가운데 유망주 기량 평가에서 가장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베이스볼아메리카(BA)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WBC A조에서 한국이 최강"이라고 꼽았다.

한국은 네덜란드와 대만, 이스라엘과 함께 조를 이뤘다.

특히 BA는 WBC 본선 진출 16개국에서 아직 메이저리그를 밟지 못한 선수를 1위부터 10위까지 정리하며 내야수 김하성(넥센 히어로즈)을 4위, 왼손 투수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6위로 뽑았다.

BA는 "김하성은 21살의 나이로 지난해 KBO 리그에서 홈런 20개와 도루 26개를 기록했다.

빠른 발에 힘, 수비 능력까지 겸비했다"면서 "몇 년 뒤 미국으로 올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한국 출신 선수에게 기대하는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극찬했다.

김하성의 소속팀 넥센은 앞서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등 메이저리거를 배출한 팀이다.

이제 KBO 리그에서 풀타임 2년을 채운 김하성은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았지만, 이번 WBC에서 활약하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체크리스트'에 올라갈 게 분명하다.

이번 시즌 KIA와 FA로 1년 계약을 맺은 양현종도 여전히 메이저리그 문을 열어두고 있다.

BA는 "양현종은 시속 140㎞ 중반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자유롭게 던지는 제구력이 돋보이는 선수이며, 내구력까지 지녔다"고 평가했다.

양현종은 장원준(두산 베어스)과 함께 대표팀 '왼손 원투 펀치'로 활약을 펼칠 기회는 충분히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기량을 입증하는 건 본인 몫이다.

'예비 FA' 손아섭(롯데 자이언츠)과 민병헌(두산 베어스)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눈길을 끌 만한 선수다.

손아섭은 2015시즌 종료 후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함께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빅리그 문을 두드렸지만, 결과는 '무응찰'이었다.

절치부심한 황재균은 2016년 최고의 성적을 거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해 샌프란시스코와 사인했고, 손아섭은 선배의 뒤를 따를 준비를 마쳤다.

김태균(한화 이글스)에 이어 현역 타율 2위인 손아섭은 이번 대회 시범경기부터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며 본선 선발 출전 가능성을 키웠다.

한국을 찾은 해외 스카우트가 꾸준히 호평하는 민병헌도 WBC 활약도에 따라 올해 말 행선지가 바뀔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4b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