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훈 9단(60)이 일본에서 개발 중인 인공지능(AI)과 대국을 벌인다.

10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동영상 사이트 운영업체인 드왕고는 인공지능(AI) 바둑 소프트웨어 '딥 젠 고'(Deep Zen Go)와 조치훈 9단이 이달 19일, 20일, 23일 도쿄에서 세 차례 공개 대국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이세돌 9단이 세기의 대국을 펼쳤던 알파고에 맞서고자 일본 바둑 소프트웨어 기술자와 도쿄대 연구자 등이 올해 3월부터 개발해 온 것이다.

이제 9개월에 접어들었지만, 개발팀은 그동안 알파고처럼 인간 두뇌를 모방한 '딥러닝'(Deep Learning·심화학습)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프로바둑 기사와 대국을 벌일 정도로 실력이 향상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개발자로 참여한 가토 히데키(加藤英樹) 씨는 "소프트웨어의 특기를 잘 발휘한다면 이길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자평했다.

대국을 앞둔 조 9단은 "사람과 바둑을 두는 것에 싫증이 나던 차에 컴퓨터와 칠 수 있으니 기대된다"고 의욕을 보였다.

한국 바둑계의 전설로 불리는 조 9단은 어린 나이에 일본 프로기사의 산실로 유명한 기타니 미노루 9단의 문하에서 수련했고, 1968년 일본기원 사상 최연소인 11세 9개월에 입단했다.

현재까지 차지한 타이틀 총 74개로 일본 통산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지난 6월 일본 바둑계 최고 권위의 호칭 중 하나인 '명예 명인'에 등극했다.

앞서 3월 서울에서 열린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에선 이세돌 9단이 1승 4패를 기록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