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국민으로부터 평창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까 걱정됩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월드 프레스 브리핑'이 시작된 8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 센터.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위원장 이희범) 직원들은 오전부터 행사 준비에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평창 올림픽 개막을 458일 남기고 전 세계 언론 관계자들에게 대회 준비와 프레스 운영 계획을 소개하는 자리여서 조직위 관계자들도 준비에 심혈을 기울였다.

하지만 조직위 직원들의 표정에는 어두운 그늘이 살짝 비쳤다.

지난 5월 조양호 전 조직위원장의 사퇴를 비롯해 조직위 곳곳에 '최순실 의혹'이 스며들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직원들도 당황스럽다는 분위기다.

실제 이뤄지지 않았지만, 최순실 씨 소유의 더블루케이가 스위스 스포츠 시설물 건설업체인 누슬리와 손잡고 정부 실세들의 힘을 빌려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건설 수주에 나섰고, 입찰을 앞둔 오버레이(임시 구조물) 사업에도 뛰어들 준비를 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마치 조직위가 준비하는 사업들이 모두 '최순실 의혹'에 연루된 것처럼 보는 시선이 많아 일하는 데 부담스럽다"며 "조직위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져 있는 게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조직위는 무엇보다 '최순실 의혹' 때문에 평창올림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또 다른 조직위 관계자는 "모든 사업에 의혹의 시선을 주다 보니 앞장서서 일하려는 사람도 잘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적 관심도 멀어지고 있는듯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평창올림픽 자체가 '비리 덩어리'로 인식되면 성공 개최를 할 수 없다"며 "올림픽 예선 13조원 가운데 고속철도와 고속도로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이 11조원에 이르는 데 마치 예산 전체가 '최순실 의혹'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것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조직위는 더불어 부족한 사업비를 추가해서 문체부에 올린 제4차 재정계획이 제대로 승인이 될지도 걱정하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최근 문체부에서도 '최순실·차은택 예산'으로 여겨지는 내년도 예산 751억원을 깎았는데 이런 영향이 조직위의 제4차 재정계획에도 끼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귀띔했다.

(평창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