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4차전서 5-4 역전승…3승1패로 2년 만의 PO행
21일부터 NC와 격돌…오지환, 준PO MVP


LG 트윈스가 넥센 히어로즈를 꺾고 2년 만에 플레이오프(PO) 무대에 진출했다.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4차전 홈 경기에서 넥센에 5-4로 역전승했다.

4-4로 맞선 8회말 2사 1,2루에서 오지환이 넥센 마무리 김세현으로부터 우익수 쪽에 떨어지는 천금 같은 결승타를 날렸다.

방문경기로 치른 1차전에서 7-0으로 완승한 뒤 2차전에서 1-5로 지고 잠실로 돌아온 LG는 전날 4-1로 이긴 데 이어 이날 또 승리해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LG가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것은 2014년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LG는 넥센에 시리즈 전적 1승 3패로 뒤져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지만 이번에 준플레이오프에서 설욕했다.

올해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을 맞은 LG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정규리그 5위 KIA 타이거즈를 제친 데 이어 넥센마저 꺾고 신바람을 이어갔다.

반면 정규시즌 3위에 올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넥센의 가을야구는 일찌감치 막을 내리게 됐다.

LG와 정규시즌 2위 NC 다이노스가 맞붙는 5전 3승제 플레이오프의 1차전은 21일 오후 6시 30분부터 NC의 홈인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매듭지으려는 LG는 '넥센 천적' 류제국을, 고척돔까지 시리즈를 끌고 가려는 넥센은 1차전 부진을 설욕하려는 스콧 맥그레거를 선발로 마운드에 세웠다.

류제국은 올해 정규시즌 넥센과 대결에 네 차례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2.28의 성적을 낼 만큼 강했다.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8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1-0 승리를 이끌며 LG의 '토종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이날은 컨디션 난조로 2이닝 동안 4안타와 볼넷 하나를 내주고 4실점한 채 일찌감치 교체됐다.

1회를 삼자범퇴로 산뜻하게 시작했지만 2회 넥센의 집중타에 견디지 못했다.

KBO리그 포스트시즌 데뷔 무대였던 13일 LG와 1차전에서 5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맥그레거는 이날도 상대 타선을 압도하지 못했다.

넥센 타선이 초반에 리드를 안겨줬지만 4⅔이닝 만에 9피안타 1볼넷 4실점(3자책)을 기록하고 물러났다.

초반 흐름은 넥센이 유리하게 가져갔다.

넥센은 2회 선두타자 윤석민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대니 돈의 3루 땅볼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류제국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김민성이 볼넷으로 1루를 채우자 이택근이 우전 적시타로 선제점을 올렸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는 박동원이 3루와 유격수 사이 깊숙한 곳으로 날린 땅볼 타구가 LG 유격수 오지환의 글러브에 맞고 좌측 파울라인 밖까지 굴러가면서 1타점 2루타가 됐다.

넥센은 2-0으로 앞선 1사 2, 3루의 추가 득점 기회에서 임병욱이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서건창이 0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를 딛고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 4-0으로 달아났다.

LG는 2회말 반격에서 오지환과 채은성의 연속안타에 이은 양석환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의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정상호와 손주인이 평범한 외야플라이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3회말에는 달랐다.

1사 1루에서 루이스 히메네스의 우전안타로 주자를 1,3루에 둔 뒤 오지환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 채은성의 유격수 쪽 내야안타 때 어렵게 공을 잡은 넥센 유격수 김하성이 2루 송구 실책을 저질러 2루 주자 히메네스가 홈까지 밟아 2-4로 쫓아갔다.

LG는 류제국에 이어 3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이동현이 3,4회를 삼자범퇴로 끝내면서 역전의 순간을 준비했다.

기회는 5회말 찾아왔다.

선두타자 박용택과 히메네스의 연속안타로 맥그레거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뒤 오지환이 바뀐 투수 오주원으로부터 중전안타를 쳐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넥센은 채은성 타석에서 다시 투수를 김상수로 바꿨다.

김상수는 채은성에게서 1루 쪽 파울 플라이를 끌어냈지만 1루수 윤석민이 잡다 놓치면서 다시 타석에 설 기회를 줬다.

흔들린 김상수는 바로 채은성의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밀어내기로 동점을 허용했다.

넥센은 김상수가 계속된 무사 만루에서 세 타자를 범타로 요리해 역전은 허용하지 않은 채 5회를 마쳤다.

양 팀의 불펜 싸움은 팽팽했다.

LG는 호투하던 이동현이 오른쪽 종아리 근육통으로 5회 원아웃까지만 잡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뒤에도 윤지웅-김지용-진해수를 차례로 투입하며 넥센 타선에 더는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넥센도 6회말 수비에서 김용의의 내야땅볼 때 유격수 김민성의 송구 실책에 이어 이천웅의 안타로 무사 1,2루에 몰렸지만 상대 중심타선을 꽁꽁 묶고 균형을 이어갔다.

김상수가 강공으로 나선 3번타자 박용택을 좌익수 뜬공으로 몰아낸 뒤 바뀐 투수 이보근이 히메네스, 오지환을 범타로 요리했다.

LG도 8회초 넥센 선두타자 고종욱이 중전안타로 출루하자 정찬헌을 구원 등판시켰다.

정찬헌은 김하성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처했지만 4번 타자 윤석민과 대타 채태인을 내야땅볼로 잡아냈다.

승부가 가린 것은 8회말이었다.

넥센 마운드에는 올 시즌 36세이브로 구원왕을 차지한 김세현이 올랐다.

첫 타자 김용의가 투수 앞 땅볼로 물러났지만 이천웅과 박용택이 볼넷을 골라 LG에 1사 1,2루 기회가 왔다.

이어 히메네스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흐름이 끊기는 듯했지만 오지환이 우익수 쪽으로 적시타를 쳐 결승 타점을 올렸다.

LG는 9회 1사후 마무리 임정우를 올려 리드를 지키고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오지환은 이날 결승타 포함 5타수 4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맹활약했고, 이번 시리즈에서 12타수 6안타(타율 0.500)을 치고 3타점을 올려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62표 중 46표를 받아 팀 동료인 데이비드 허프(12표)와 박용택·유강남(이상 2표)을 제쳤다.

7타자에게 한 차례 출루도 허용하지 않은 이동현이 4차전 MVP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신창용 김승욱 이대호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