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습니다.내가 좋아하는 선수와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다니…"

5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장에는 색다른 풍경이 벌어졌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3위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라운드 도중 갤러리와 대화를 나누거나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어울렸다.

이날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이트진로챔피언십 공식 연습일.
공식 연습 라운드는 지금까지 일반에게 개방되지 않았다.

공식 연습일에 골프장에 입장할 수 있는 사람은 선수, 캐디, 선수 매니저나 코치 등 관계자뿐이었다.

하지만 미국프로골프(PGA)투어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는 연습일에도 팬들을 입장시킨다.

PGA투어는 아예 연습일 입장권을 따로 판매한다.

연습 라운드 때는 아무래도 선수들의 집중도나 몰입도가 대회 때보다 덜하다.

선수들은 대회 때와 달리 볼을 같은 장소에서 두 번씩 쳐보기도 하고 일부러 벙커나 러프에 빠트리고선 탈출 연습도 한다.

대회 때는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지만 연습 라운드 때는 따르는 갤러리와 대화를 주고 받기고 한다.

팬들은 사진도 마음대로 찍을 수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 표정이 밝다.

선수들끼리도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음꽃이 핀다.

이런 연습 라운드 개방은 하이트진로챔피언십이 국내 골프 대회에서는 처음이다.

연습 라운드 개방이라는 새로운 시도는 그러나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최종 라운드 때는 1만명 안팎의 팬을 불러모으는 인기를 누리는 여자프로골프지만 평일에 치르는 연습 라운드에 구름 관중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더구나 오전에는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장대비가 내린 데다 블루헤런 골프장이 서울 강남에서도 70㎞가 넘는 먼 거리라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또 연습 라운드까지 보러올만한 열성 팬층이 두텁지 않다는 진단도 있다.

이날 연습 라운드를 보러온 팬은 30여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전인지의 팬클럽 '플라잉 덤보' 회원이었다.

이들은 연습 라운드 개방에 대만족을 표시했다.

부산에서 이른 아침에 출발했다는 임수정 씨는 "대회 때와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면서 "오길 잘 했다"고 말했다.

자영업을 한다는 또 다른 팬은 "선수들 샷을 이렇게 가깝게, 그리고 부담 없이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다"면서 "다른 대회에서도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즐거워했다.

(여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