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이 지난 8월 해외여행에서 쓴 돈이 23억달러(약 2조5000억원)로 월간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달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해 쓴 돈은 15억2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에 그쳤다. 여행수지는 21개월 연속 적자 행진이다. 열악한 국내 관광에 만족하지 못해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은 급증하고, 해외 관광객을 어렵게 유치해도 돈을 쓰게 할 곳이 부족한 ‘관광 코리아’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통계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2016년 8월 국제수지’(잠정치)를 보면 수출 수입을 제외한 서비스수지는 14억5000만달러 적자였다. 이 가운데 여행수지(유학·연수 포함)는 12억8000만달러 적자로 전체 서비스수지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외여행 증가로 순수 여행수지 지급액은 사상 최대인 23억270만달러로 불어났다. 여행수지는 2014년 11월 2억839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뒤 21개월째 적자를 이어갔다.

올 들어 8월까지 해외여행 지출은 152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40억달러)에 비해 8.8% 증가했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45년 만에 여행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데 이어 올 들어서도 흑자가 커지는 추세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