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1995년생 신인 3인방 돌풍이 불었다.

고진영(21·넵스), 김민선(21·CJ오쇼핑), 백규정(21·CJ오쇼핑) 등 신인 3인방은 뛰어난 기량과 개성 넘치는 언행으로 금세 투어의 중심으로 등장했다.

신인 때 3승을 거두고 미국으로 진출한 백규정이나 3년차에 7승을 올린 고진영은 물론 루키 시즌 1승에 작년에도 1승을 거둔 김민선도 투어 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김민선은 올해 우승 갈증이 심했다.

25개 대회에서 한차례 컷 탈락 뿐이었고 준우승 2번을 포함해 8차례 톱10 입상으로 상금랭킹 9위(3억6천717만원)에 올랐지만 정작 우승은 없었다.

장타 2위에 그린 적중률 8위, 평균타수 8위에 이르는 빼어난 샷을 갖추고도 정상 문턱을 넘지 못했다.

김민선이 1년 넘도록 이어지던 우승 가뭄을 씻었다.

김민선은 2일 경기도 여주 솔모로 골프장(파72·6천573야드)에서 열린 OK 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인 끝에 3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정상에 올랐다.

작년 5월 KG·이데일리오픈 우승 이후 17개월 만에 통산 3승째를 올린 김민선은 우승 상금 1억2천만원을 받아 데뷔 이래 3년 연속 시즌 상금 4억원을 넘겼다.

공동 선두로 시작한 김민선은 그러나 우승이 쉽지 않았다.

6번홀까지 지루한 파 행진을 이어가는 사이 무려 6명이 공동 선두로 따라 왔다.

게다가 7타차로 공동44위였던 1인자 박성현(23·넵스)이 6개홀 연속 버디를 잡으며 1타차까지 추격해왔다.

김민선은 8번홀(파4), 9번홀(파4), 10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 달아났다.

4번(파4), 5번홀(파5)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내자 3타차 단독 선두가 됐다.

우승이 눈앞에 보이는 순간 위기가 찾아왔다.

16번홀(파4)에서 티샷은 나무 뒤에 떨어졌고 어렵게 빼낸 뒤 친 세번째샷은 깊은 항아리 벙커에 빠졌다.

벙커에서 두번 만에 탈출한 김민선은 3타를 잃었다.

이민영(24·한화)에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김민선은 2014년 이 대회에서 연장전에서 이민영에게 져 우승 기회를 놓친 기억이 있다.

하지만 김민선은 17번홀(파3)에서 천금같은 버디를 잡아내 16번홀 대실수를 만회했다.

1타차 1위에 복귀한 김민선은 앞서 경기한 이민영이 18번홀(파4)에서 1타를 잃은 덕에 2타차 여유를 얻었다.

18번홀에서 3퍼트 보기를 적어냈지만 김민선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디펜딩챔피언 박성현은 코스레코드를 갈아치우며 1인자의 위용을 과시했다.

6개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버디 11개를 잡아내며 8언더파 64타를 친 박성현은 1타차 공동2위(9언더파 207타)를 차지했다.

64타는 종전 기록 66타를 2타 경신한 코스레코드.
이민영과 조윤지(25·NH투자증권), 그리고 임은빈(19·볼빅) 등이 박성현과 함께 공동2위에 올랐다.

(여주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