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5-2016년 시즌이 막을 내렸다.

작년 10월15일 개막한 프라이스닷컴 오픈을 시작으로 26일 끝난 투어챔피언십까지 1년 동안 46개 대회를 치른 PGA 투어 2015-2016년 시즌에서 38명의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시즌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우승과 함께 플레이오프 페덱스컵을 차지하면서 가장 짭짤한 소득을 올렸다.

매킬로이는 플레이오프에서만 2승을 거둬 페덱스컵 우승 상금 1천만 달러를 손에 넣었다.

그러나 PGA투어 홈페이지는 2015-2016년 시즌 PGA투어 최고 선수는 매킬로이가 아니라 더스틴 존슨(미국)이라고 못 박았다.

아닌 게 아니라 2015~2016년은 존슨에게 최고의 시즌이었다.

그가 손에 넣은 3개의 우승 트로피는 모두 특급 대회에서 나왔다.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제패했고 메이저대회 못지않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과 플레이오프 4개 대회 가운데 하나인 BMW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동일 시즌에 메이저대회와 WGC 대회, 그리고 플레이오프 대회를 골고루 우승한 선수는 2007년 타이거 우즈(미국)에 이어 존슨이 두 번째다.

특히 존슨은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었다.

존슨은 무엇보다 기복 없는 활약을 펼쳤다.

22개 대회에 출전해 15차례 '톱10'에 들었다.

25위 밖으로 밀린 적은 세 번뿐이다.

컷 탈락도 한 번밖에 없다.

이런 활약을 앞세워 존슨은 936만 달러의 상금을 쌓아 제이슨 데이(호주)를 130만여 달러 차이로 따돌리고 상금왕에 올랐다.

존슨은 평균 타수(69.172타)에서도 데이를 제쳐 주요 개인 타이틀 3관왕(다승, 상금, 평균타수)을 차지했다.

존슨의 눈부신 성과는 물론 투어 최고 수준의 장타력 덕이다.

그는 평균 313.6야드라는 무시무시한 장타를 휘둘렀다.

장타 부문 1위는 J.B. 홈스(314.5야드)에 내줬지만, 투어 최고 수준의 장타력은 존슨을 투어 1인자로 이끈 원동력이다.

하지만 원래 장타자였던 존슨은 올해 웨지샷 정확도를 크게 끌어 올리면서 진정한 강호로 거듭났다.

존슨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50∼125야드 거리 웨지샷을 집중적으로 다듬었다.

장타자 존슨이 그린을 공략할 때 주로 남는 거리다.

존슨은 지난해 50∼125야드 거리 웨지샷 정확도가 53위에 그쳤지만 이번 시즌에는 4위에 올랐다.

그만큼 버디를 수월하게 잡았다.

그는 라운드당 버디 1위(4.45개)에 올랐다.

존슨의 성공 비결은 또 있다.

그는 2014-2015년 시즌이 끝난 작년 늦가을부터 페이드샷 연습에 착수했다.

존슨은 백스윙 때 왼쪽 손목이 과도하게 접혔다.

때문에 다운스윙 때 클럽 페이스가 닫히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종종 볼이 왼쪽으로 휘어지는 악성 훅이 종종 나타났다.

특히 드라이버로 티샷할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치명적이었다.

그는 겨우내 페이드샷을 익혔다.

거리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정확도가 훨씬 높아졌다.

페이드샷을 장착한 존슨의 드라이버는 위력이 더 커졌다.

하지만 존슨은 플레이오프에서 매킬로이에 덜미를 잡힌 게 옥에 티가 됐다.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에서 단독 2위만 했어도 페덱스컵과 보너스 1천만 달러를 손에 넣을 수 있었지만 공동6위로 밀렸다.

데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세계랭킹 2위에 머문 점도 아쉽다.

플레이오프 최고 선수는 물론 매킬로이 몫이다.

매킬로이는 플레이오프를 시작할 때 36위였다.

올해 PGA투어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그를 플레이오프 우승 후보로 점치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그는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서 6타차 역전 우승을 일궜다.

최종전 투어챔피언십에서는 15번홀까지 2타 뒤지던 경기를 16번홀 이글 한방으로 따라잡아 연장전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뒷심을 보였다.

이번 시즌 '최고의 라운드' 주인공은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두 차례나 역전 드라마를 쓴 매킬로이가 아니었다.

PGA투어는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의 디오픈 최종 라운드를 '최고의 라운드'로 선정했다.

스텐손은 필 미컬슨(미국)과 동반 라운드에서 매치 플레이를 방불케 하는 명승부를 연출한 끝에 63타를 쳐 디오픈 정상에 올랐다.

스텐손과 미컬슨이 펼친 디오픈 최종 라운드 우승 경쟁은 길이 남을 명승부로 팬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스텐손은 특히 18번홀 6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메이저대회 최소타 타이기록을 남겼다.

PGA투어는 짐 퓨릭(미국)이 트레블러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적어낸 12언더파 58타도 스텐손의 디오픈 최종 라운드 63타에 밀렸다고 전했다.

'가장 저평가된 라운드'는 브랜트 스네데커(미국)의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최종일 경기였다.

스네데커는 파머스 인슈런스 오픈 4라운드에서 69타를 적어냈다.

엄청난 강풍이 분 당시 출전 선수 평균 스코어는 무려 77.9타까지 치솟았다.

그는 시속 65㎞의 강풍 속에서 2번홀부터 18번홀까지 17개홀에서 보기를 하나도 적어내지 않는 놀라운 샷을 뽐낸 끝에 우승했다.

전직 해군 장교 빌리 헐리(미국)의 퀴큰 론스 내셔널 제패는 '최고의 인생 역전 우승'으로 꼽혔다.

대회 직전 세계랭킹 607위의 헐리는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대회장에서 멀지 않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예비역 장교라는 이유로 초청을 받았다.

103번 PGA투어 대회에 출전해 이렇다 할 성적이 내지 못했던 그는 보란 듯이 우승해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1년 전 그의 부친이 총기 사고로 세상을 뜬 사실도 알려져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데뷔 21년 만에 386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우승의 감격을 누린 42세의 노장 그렉 차머스(호주)의 배라큐다 챔피언십 우승도 인생 역전 우승 후보로 올랐다.

김시우(21·CJ대한통운)와 신인왕을 다투는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는 '최고의 데뷔전'을 치른 선수로 유명하다.

2부투어 시즌 최종전을 우승으로 이끈지 2주 만에 PGA투어 프라이스닷컴오픈에서 데뷔전에 나선 그리요는 우승까지 차지해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다.

각고의 노력과 고난 끝에 겨우 손에 넣을 수 있다는 PGA 투어 카드를 너무나 손쉽게 낚아챈 주인공은 욘 람 로드리게스(스페인)이다.

그는 초청 선수로 출전한 PGA투어 첫 대회 퀴큰 론스 내셔널에서 3위를 차지하더니 캐나다오픈에서 2위에 올라 간단하게 다음 시즌 투어 카드를 받았다.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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