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 장애인 탁구 선수 김성옥 패럴림픽 첫 출전에서 동메달 감격
아들 봉사활동차 방문한 장애인 탁구 훈련장에서 선수 제의받고 새 삶 시작


부모가 되면 누구나 아이와 함께하는 분홍빛 장면을 꿈꾼다.

캠핑, 여행, 등산 등 평소 즐기던 활동을 함께하는 희망을 품는다.

김성옥(49)도 그랬다.

그는 "아들과 함께 뛰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불가능했다.

선천적 소아마비 장애인인 김성옥은 아들 차준성 군이 운동회 때마다 홀로 달리는 장면을 먼발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그는 "엄마와 아이가 끈으로 발을 묶어 달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렸다"라고 말했다.

2016 리우패럴림픽에 출전한 김성옥은 운동회 장면을 머릿속에서 계속 떠올렸다.

그는 "운동회 때 아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걸 세계 무대에서 멋지게 보여주자고 다짐했다"라고 말했다.

김성옥은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우센트루 3관에서 열린 여자탁구 단식(장애등급 TT7)에서 캐나다 챈 스테파니와 동메달을 놓고 겨뤘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뒤뚱거리며 경기에 임했지만, 그가 보낸 스매싱은 날카롭고 정확했다.

그는 3-1로 승리한 뒤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할 때도 준성 군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2008년 아들의 인성 교육 차원에서 장애인 탁구 훈련장에서 공을 줍는 봉사활동을 같이했다.

그때 주변의 권유로 장애인 탁구에 발을 들이게 됐다"라며 "아들 때문에 탁구를 시작하게 됐고, 아들 때문에 패럴림픽 메달까지 따게 됐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김성옥은 메달 획득 소감을 말하며 본인을 홀로 키우신 어머니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는 나를 40살에 낳으셨다.

2남 2녀 중 막내인데, 몸이 불편한 나는 언제나 아픈 손가락이었다"라며 "한국에 돌아가면 아들과 남편, 어머니를 차례대로 안아주겠다"라고 말했다.

김성옥의 어머니는 전북 순창에서 '문정희할머니고추장'이라는 상호로 고추장 사업을 한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cy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