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10m 공기소총서 동메달…대표팀 첫 메달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사격 경력 1년의 김수완(34·경남장애인체육회)이 2016 리우패럴림픽에서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겼다.

김수완은 8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슈팅센터에서 열린 남자 10m 공기소총입사에서 합계 181.7점을 기록해 중국의 동 차오, 아랍에미리트의 알라리아니 압둘라 술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그는 경기 초반 하위권에 처져 탈락 위기에 놓였지만,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추격에 성공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수완은 불과 몇 년 전까지 평범하게 살았다. 컴퓨터 수리업을 하며 단란한 가정을 꾸린 '보통 아빠'였다.

하지만 2011년, 그의 삶은 크게 요동쳤다. 김수완은 큰 교통사고를 당했고, 3년 가까이 병원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김수완은 하반신 지체 장애인이 됐다. 그는 "1년 정도 방황했다. 삶의 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김수완은 당장 먹고살 일을 걱정해야 했다. 그는 "휠체어를 끌고 컴퓨터 수리업을 할 순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일을 찾다가 장애인 체육을 알게 됐다. 그리고 우연히 휠체어 사격의 길에 들어섰다.
김수완은 "주변의 권유로 찾아간 사격장에서 무턱대고 400만원을 들여 사격 전문 총을 샀다. 지금 생각하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그때 총을 산 것이 사격 선수로서의 첫걸음이 됐다"라고 말했다.

누구나 그렇듯, 첫 실력은 형편없었다. 그는 "원래 운동신경이 뛰어나지 않았다. 학창시절 체육 시간에도 항상 구석에서 쪼그려 앉아있던 그런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족한 실력은 성실함으로 메웠다.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무섭게 훈련을 반복하며 실력을 끌어올렸다.

그는 불과 1년 만에 국내 대표 장애인 사격 선수가 됐다.

김수완은 "신인 선수로 선정된 뒤 협회의 지원을 받아 총알 등 장비와 훈련비를 지원받았다"라며 "주변의 도움과 관심으로 대표팀에 발탁될 수 있었고, 한국의 첫 메달을 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힘들 때마다 나를 일으켜 세운 이가 있다. 아들이다"라고 소감을 이어갔다.

김수완은 "아들이 이제 곧 학교에 진학하는데, 장애인 아빠를 뒀다고 놀림당할까 봐 항상 걱정했다"라며 "이젠 장애인 아빠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아빠가 된 것 같아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한편 우승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박진호(40·청주시청)는 아쉽게 6위에 그쳤다. 이장호(28)는 4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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