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까지 2타 차로 박인비가 단독 1위

제대로 만났다.

박인비(28·KB금융그룹)와 리디아 고(19·뉴질랜드)가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열리는 여자골프 금메달을 놓고 마지막 날 양보 없는 샷 대결을 벌이게 됐다.

박인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골프 여자부 사흘째 3라운드 경기에서 1언더파 70타를 쳤다.

사흘 합계 11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마지막 날 챔피언 조에서 리디아 고, 저리나 필러(미국)와 우승 경쟁을 펼친다.

세계 랭킹 1위인 리디아 고는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와 홀인원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 맹타를 휘둘렀다.

1, 2라운드에서 3언더파 139타, 공동 22위에 머물렀던 리디아 고는 이날 쾌조의 샷 감각을 과시하며 순식간에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특히 리디아 고는 2라운드까지 부진한 성적으로 3라운드를 비교적 일찍 시작해 오후 들어 강해진 바람의 영향을 덜 받는 행운도 누렸다.

그러나 21일 열리는 최종 라운드에서는 서로 같은 시간에 경기를 시작하면서 오직 실력으로만 결과를 판가름하게 됐다.

박인비와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다소 내림세를 보였다.

박인비는 손가락 부상으로 올림픽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다.

부상 때문에 올해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 불참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으며 이달 초 제주도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당했다.

리디아 고 역시 이달 초 브리티시오픈에서 공동 40위로 부진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브리티시오픈 공동 3위를 시작으로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5개 대회 연속 3위 이상의 성적을 내다가 올림픽 직전에 열린 브리티시오픈에서 중위권으로 처졌다.

그러나 나라를 대표해서 나온 올림픽에서 다시 예전 기량을 되찾으며 마지막 날 금메달 경쟁을 벌이게 됐다.

특히 박인비는 대회 전 연습 라운드 6번 홀, 리디아 고는 3라운드 8번 홀에서 홀인원 손맛까지 보며 금메달에 대한 좋은 징조도 똑같이 누렸다.

물론 리디아 고와 함께 공동 2위인 저리나 필러, 8언더파로 박인비에 3타 뒤진 4위 펑산산(중국)도 우승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전 세계 골프팬들의 관심은 전·현직 세계 랭킹 1위인 박인비와 리디아 고의 맞대결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 둘은 엎치락뒤치락하며 우승을 주고받았다.

지난해 브리티시오픈에서 박인비가 우승을 차지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을 때 리디아 고는 공동 3위를 기록했다.

반면 리디아 고가 지난해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왕좌에 올랐을 때는 박인비가 공동 8위로 밀렸다.

또 올해 첫 메이저 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는 리디아 고가 우승, 박인비는 공동 6위를 기록했다.

1900년 프랑스 파리 대회 이후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다시 열린 이번 대회 여자골프 최종일 챔피언 조는 만나도 너무 제대로 만난 조 편성이 됐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