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 3에서 열린 여자 태권도 49㎏급 결승에서 김소희가  세르비아의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에게 발차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17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 3에서 열린 여자 태권도 49㎏급 결승에서 김소희가 세르비아의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에게 발차기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서 금메달 수확

생애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거머쥔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는 서울체고 재학 시절부터 '초고교급 선수'로 꼽힌 태권도 경량급 유망주였다.

김소희는 2011년 경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여자 46㎏급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여고생 태권도 스타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당시 김소희는 대회를 앞두고 훈련하다 오른발 엄지발가락을 다친 데 이어 전날 치른 16강전에서 왼손 약지가 부러져 의사조차 출전을 만류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응급처치만 하고 남은 경기를 계속 뛰어 월드 챔피언이 됐다.

김소희의 승부 근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소희가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것은 태권도 선수 생활을 시작한 지 6년 만의 일이었다.

그것도 처음 출전한 성인대회에서다.

기계체조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시절 처음 태권도복을 입은 김소희는 충북 제천동중 1학년 때 태권도 선수의 길을 택했다.

2010년에는 생애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인 싱가포르 유스올림픽에서 어이없이 첫판에서 져 탈락했다.

그러나 국내 전국대회에서 6차례나 정상에 오를 만큼 고교 무대에서는 마땅한 적수를 찾지 못했다.

김소희는 고교 시절부터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과시해 '산소통'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구간 마라톤 대회에 출전해 종합 3위에 오르기도 했을 정도다.
 17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 3에서 열린 여자 태권도 49㎏급 결승에서 김소희가  세르비아의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에게 발차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 3에서 열린 여자 태권도 49㎏급 결승에서 김소희가 세르비아의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에게 발차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권도 하는 친구들은 그를 '말'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소희는 2013년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같은 체급 2연패를 달성했다.

이어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46㎏급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한국가스공사에 입단한 김소희는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착실히 준비해왔다.

지난 4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전지훈련을 하다가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오픈 대회에 출전해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소희는 이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참가하기에 앞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기량을 선보여 노력의 대가를 얻어오겠다"고 패기를 보였다.

다른 대표 선수들은 "욕심부리지 않고 편하게 경기하겠다"는데 김소희는 "금메달은 자신 있다"며 당찬 모습들 보여왔다.

태권도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3연패를 노린 29세의 '태권 여제' 우징위는 8강에서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에게 7-17로 완패해 쓸쓸히 퇴장했다.

김소희는 이전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배를 안긴 우징위에게 직접 설욕할 기회는 얻지 못했지만 우징위를 울린 보그다노비치를 결승에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 태권도 여자 49㎏급에서 김소희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