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홍은정(27)이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북한에 메달을 안기는 데 실패했다.

착지 때 엉덩방아를 찧었기 때문이다.

홍은정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도마 금메달리스트이자 2014년 세계선수권 도마 챔피언이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도마에서 은메달을 차지, 이번 대회 5관왕을 노리는 시몬 바일스(19·미국)에게 앞섰다.

경기 1시간 전쯤 마주친 북한 코치진은 홍은정이의 메달 가능성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히는 데 대해 "자신감만 가지고 되나.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홍은정은 이날 결선 선수 8명 중 첫 번째로 나섰다.

1차 시기에서 15.400점을 받은 홍은정은 바일스를 이기기 위해 신기술로 승부수를 걸었다.

유리첸코(땅을 먼저 짚고 구름판을 굴러 뒤로 회전하는 기술)를 세 바퀴 비트는 동작이다.

도움닫기 전 마지막까지 몸을 비트는 동작을 연습했지만, 경기 결과는 실패였다.

착지 과정에서 몸이 뒤로 밀리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2차 시기에서 14.400점을 받은 홍은정은 결국 1, 2차 시기 평균 14.900점으로 6위에 그쳤다.

1차 시기 점수만 놓고 보면 바일스를 제외하고 가장 좋았다.

그러나 금메달 승부수가 무위로 그쳐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경기를 마치고 무대를 내려온 홍은정은 허탈한 듯 바닥에 주저앉아 무릎에 감은 붕대를 벗었다.

이후 경기장 한쪽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경기를 지켜본 홍은정은 바일스의 우승 확정 후에는 망연자실한듯했다.

다른 선수들이 바일스와 축하인사를 나눌 때 의자에서 일어설 줄을 몰랐다.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 3층 기자석에서 1층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까지 내려갔을 때, 이미 홍은정은 취재구역을 떠난 후였다.

믹스트존을 관리하는 자원봉사자는 홍은정이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빠르게 경기장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bschar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