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복싱, 2000년 시드니 이후 16년 만에 노메달

한국 복싱의 유일한 희망 함상명(21·용인대)의 전진이 2회전에서 멈췄다.

함상명은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리우센트루 6관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남자 복싱 밴텀급(56㎏) 16강전에서 장자웨이(27·중국)에게 0-3(27-30 27-30 27-30) 심판 전원 일치 판정패했다.

함상명은 애초 올림픽 출전이 좌절됐으나 같은 체급의 아르헨티나 선수가 포기한 덕분에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리우행을 확정했다.

함상명은 1회전(32강)에서 베네수엘라의 빅터 로드리게스(21·베네수엘라)에게 2-1 판정승을 거뒀으나 16강에서 3번 시드의 장자웨이를 넘어서지 못했다.

장자웨이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함상명의 금메달 제물이 됐던 선수다.

이후 국제복싱협회(AIBA)가 창설한 프로 리그인 APB에서 밴텀급 챔피언에 오르며 관록이 붙은 장자웨이는 함상명(APB 밴텀급 랭킹 3위)에게 2년 전의 복수전을 펼쳤다.

함상명은 경기 전 "아시안게임 결승 때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장자웨이가 프로에 진출하기 전 아마추어로서 내가 마지막 상대로 남게 하겠다"고 투지를 불태웠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로써 1948년 첫 올림픽 참가 이후 역대 최소 인원인 한 명만이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한국 복싱은 메달 없이 대회를 마치게 됐다.

한국 복싱이 노메달에 그친 것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16년 만이다.

한국 복싱은 2004년 아테네에서 동메달 2개, 2008년 베이징에서 동메달 1개, 2012년 런던에서 은메달 1개를 따냈다.

박시헌 감독의 예상대로 경기 시작부터 불꽃 튀는 난타전이 펼쳐졌다.

함상명은 사우스포(왼손잡이)인 장자웨이를 맞아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1라운드에서 함상명이 카운터 한 방을 노렸다가 크게 헛치고 중심을 잃는 장면까지 나왔다.

그러나 프로 리그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장자웨이는 노련했다.

장자웨이는 오른손 잽으로 함상명과의 간격을 벌린 뒤 왼손 훅과 오른손 훅을 번갈아 꽂아넣으며 포인트를 쌓았다.

1라운드에서 거세게 밀어붙인 함상명은 2라운드 초반부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스텝이 느려진 함상명의 펀치는 연달아 허공을 갈랐고, 장자웨이는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함상명은 3라운드에서 다시 힘을 냈지만,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함상명은 죽을 힘을 다해 주먹을 계속 휘둘렀지만 장자웨이는 이를 유유히 피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