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대비 잘하고 운 따르면 충분히 가능성"

최경주(46·SK텔레콤) 감독이 바람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마지막 날 변수로 지목했다.

최경주 감독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열리는 리우올림픽 골프 남자부 경기에 안병훈(25·CJ), 왕정훈(21)을 이끌고 출전하고 있다.

14일(한국시간) 끝난 3라운드까지 안병훈은 3언더파 210타로 공동 14위, 왕정훈은 6오버파 219타로 51위를 각각 기록 중이다.

왕정훈은 최종 라운드에서 메달권 진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안병훈이 3위와 6타 차이로 메달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최경주 감독은 "이 코스 설계자가 바람을 어렵게 설계한 것이 적중한 것"이라고 3라운드까지 경기 결과를 분석하며 "사흘 내내 바람이 다른 방향으로 불었다"고 지적했다.

최 감독은 "클럽 선택이 어렵고 페어웨이를 조금만 벗어나도 공이 모래밭에 박힌다"며 "우선 공을 페어웨이로 보내놓고 아이언 플레이로 버디를 노리는 방식의 인내심을 가진 코스 공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통산 8승을 거둔 최 감독은 "이제 4라운드만 남았기 때문에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며 "3등 아래로는 의미가 없다.

메달을 따느냐, 못 따느냐다"라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최대한 스코어 사냥에 나서야 한다"며 "오늘과 같은 바람만 분다고 하면 6언더파 이상이 가능하고, 그렇게 되면 메달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지막 날 행운이 따르게 되는 상황도 은근히 기대했다.

최 감독은 "경기를 하다 보면 원하는 샷을 구사하지 못할 때도 있다"며 "점수는 안 들어갈 퍼트가 들어가는 식으로 운도 따라야 나오는데 아직은 그런 장면이 별로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지금 선두권 선수들을 보면 유럽에서 바람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라고 바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안병훈이 유럽투어 우승 경력도 있어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내일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 감독은 골프에 공동 메달을 주지 않기로 한 규정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수영에서 공동 메달이 나왔다는 말을 듣고 "수영은 공동 메달을 주면서 골프에서는 공동 순위가 나와도 연장전을 한다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지적했다.

최 감독은 "골프에서 공동 3위가 나오면 다 동메달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누군가 나서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정하게 하도록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 감독은 "내일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정말 잘 치는 선수들은 7∼8언더파 정도 기록할 수 있다"며 "막판 부담을 누가 잘 견딜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김동찬 유지호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