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실수 6.6점으로 7위 추락…고개 가로젓더니 1위로 수직상승

세계 사격 역사에 이런 대역전극이 있었을까.

진종오(37·KT)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기까지 과정은 그야말로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센터에서 열린 남자 50m 권총 결선 경기는 기적 같은 명승부였다.

결선에 나선 선수들은 금, 은메달리스트를 기준으로 총 20발을 쏜다.

진종오의 초반 페이스는 좋지 않았다.

그는 초반에는 8명의 선수 가운데 줄곧 4∼5위에 머물렀다.

8위 선수가 탈락한 직후인 9번째 격발은 치명적이었다.

진종오는 6.6점을 쐈다.

점수를 확인한 진종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진종오의 순위는 7위까지 떨어졌다.

한 발만 더 쏴 순위 변동이 없으면 탈락하는 위기에 놓였다.

10번째 발에는 9.6점을 기록했다.

진종오는 기적같이 살아났다.

슬로바키아 선수가 7위로 떨어지며 탈락했다.

이후 진종오는 완전히 살아났다.

11, 12번째에서 각각 10.4점, 10.3점을 기록했다.

단숨에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13번째에는 9.8점을 쐈고 14번째에는 만점(10.9점)에 가까운 10.7점을 명중했다.

5위 중국 선수는 탈락했다.

진종오는 여전히 3위.
이때까지만 해도 진종오가 금메달을 따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었다.

1위를 달리는 베트남의 호앙 쑨 빈(136.8점)과 진종오(133.3점)는 무려 3.5점이나 차이 났다.

남은 6발에서 진종오가 호앙을 꺾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진종오는 차분했다.

15, 16번째에는 10.5점, 10.0점을 쏴 북한의 김성국과 공동 2위로 올라섰다.

17번째에는 10.4점을 쐈다.

호앙과 점수 차가 1.3점으로 좁혀졌다.

금메달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18번째에는 10.2점을 쐈다.

점수 차는 이제 불과 0.2점.
김성국은 동메달리스트로 확정됐다.

이제 진종오와 호앙에게 남은 총알은 각각 2개.
진종오는 첫발을 10.0점에 쐈다.

호앙은 8.5점에 그쳤다.

진종오의 대역전.
7위로 탈락 위기에 놓였던 진종오가 1위로 도약한 순간이다.

마지막 한 발. 진종오는 9.3점을 기록했다.

호앙은 8.2점.
진종오는 한국 스포츠와 세계 사격의 역사를 새로 썼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