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총 모형 조립 즐겨…치명적 부상도 당했지만 극복

진종오(37·KT)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총잡이다.

10m 공기권총(206.0점·2015년 4월 12일)과 50m 권총(200.7점·2013년 7월 7일)의 세계기록을 모두 진종오가 갖고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그는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3회 연속 정상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웠다.

진종오가 사격에 입문한 것은 강원사대부속고 1학년 때인 1995년이다.

어렸을 때부터 장난감 총을 손에서 놓지 않고 모형 조립을 즐기는 진종오를 보고 아버지 지인이 사격을 시켜보라고 권유했다.

진종오는 사격 선수로서 치명적일 수 있는 부상도 당해봤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자전거를 타다 사고가 나 왼쪽 쇄골을 다쳤고, 대학 때는 축구를 하다 오른쪽 어깨가 부러졌다.

어깨에 박은 철심 때문에 공항 보안 검색에서 걸려 '터미네이터'라는 별명도 갖게 됐다.

이런 장애는 진종오를 가로막지 않았다.

그는 경남대 재학 중이던 1999년 문화부장관기 학생사격대회 10m 공기권총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처음 태극마크를 단 것은 2002년이다.

진종오는 군 복무(경찰 체육단)를 마친 뒤 2003년 KT에 입단했다.

한국 사격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1998년 서울 은메달)인 차영철 코치는 당시 KT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었다.

차 코치는 진종오의 첫인상에 대해 "나는 소총, 진종오는 권총이었기 때문에 대결할 일은 없었지만 '어린 녀석이 잘 쏘네'라는 느낌은 들었다"면서 "하지만 솔직히 이 정도로 대성할 줄은 몰랐다"고 돌아봤다.

진종오는 첫 올림픽인 2004년 아테네에서 50m 권총 은메달을 수확하는 쾌거를 이뤘다.

아쉬움이 남는 은메달이었다.

당시 그는 6발까지 1위를 달리다 7발째에 6.9점을 쏘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 금메달을 놓쳤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따며 한을 풀었다.

당시 10m 공기권총에서는 은메달을 수확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10m 공기권총, 50m 권총 모두 우승하면서 2관왕의 영광을 차지했다.

진종오는 실수를 하고도 차분하게 방아쇠를 당겨 만회하는 강심장을 지녔다.

앞서 리우올림픽 한국 선수단에 첫 메달을 선물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10m 공기권총에서는 5위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진종오의 주종목은 10m 공기권총이 아닌 50m 권총이다.

그는 결국 50m 권총에서 금메달을 명중, 리우올림픽 4번째 금메달을 한국에 선물했다.

진종오는 세계 사격 역사상 전무후무한 올림픽 종목 3연패의 위업도 달성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