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개인혼영 200m 준결승서 공동 12위

한국 여자 개인혼영의 최강자 김서영(22·경북도청)이 출발 버저 소리와 함께 물로 뛰어든 것은 현지시간 오후 11시 46분이었다.

이 야심한 시간에 경기를 치른 것은 수영을 시작하고 처음이다.

오전에 사력을 다해 자신이 가진 한국 기록과 타이를 이루고 난 터라 더욱 힘이 들었다.

김서영의 두 번째 올림픽 무대인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는 그렇게 결승 문턱에서 끝이 났다.

김서영은 이날 브라질 리우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200m 준결승에서 2분12초15의 기록으로 1조 6위, 전체 16명 중 공동 12위에 머물러 상위 8명에게만 주는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예선에서의 기세만 하더라도 남유선(광주시체육회), 박태환에 이어 우리나라 수영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올림픽 결승을 치러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컸다.

김서영은 이날 오전 열린 예선에서 자신이 2014년 전국체전에서 작성한 한국 기록과 똑같은 2분11초75에 레이스를 마쳐 전체 10위로 당당히 준결승에 올랐다.

예선 경기 후 그는 "리우에 올 때 개인기록을 경신하고 준결승에 가 보자는 목표를 가졌다"면서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해서 결승에도 한 번 가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예선보다 오히려 0.40초 처진 기록을 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김서영은 "오전보다 오후에 더 잘해서 한국 기록도 깨고 싶었다"면서 "최선을 다했는데 오전에 최고기록을 내고 나서 오후에 또 하려니 체력적으로 부담이 많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일반적으로 국제수영대회 경영 종목 예선은 현지시간 오전 10시, 결승은 오후 6시를 전후해 시작한다.

하지만 이번 리우올림픽 경영 경기 예선은 오후 1시, 결승은 오후 10시에 시작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미국 내 TV 시청자를 고려한 주관 방송사의 요구를 못 이긴 결과다.

김서영이 출전한 여자 개인혼영 200m 준결승은 이날 마지막 경기로 치르다 보니 자정이 다 돼서야 끝이 났다.

김서영으로서는 힘이 부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최선을 다했으니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또 "배워가는 게 많아서 다음 경기를 준비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 "다른 선수들이 경기하는 것을 보면서 정신적 준비 등에서 느끼는 것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한 김서영은 국내에서는 개인혼영 200m는 물론 400m(4분39초89)에서도 한국 기록을 가진 이 종목 절대 강자다.

런던에서는 개인혼영 400m에 출전해 예선에서 탈락했다.

김서영은 "다음 올림픽 때는 두 종목 모두 나가 결승 진출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서영의 남자친구는 배영 100m 한국 기록 보유자인 박선관(25·고양시청)이다.

올겨울이면 교제를 시작한 지 2년이 된다.

박선관은 이번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김서영은 "같이 오지 못했지만 힘이 많이 돼줬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