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동메달 윤진희·조지아 트램펄린 선수 골로비아, 고충 토로
아들 병 치료 위해 국적 바꾼 최고령 체조선수 추소비티나


올림픽 메달과 육아는 양자택일 문제라 할 수 없다.

그러나 어린 아기를 집에 두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엄마 선수들은 이 두 문제를 동시에 생각하느라 마음이 힘들다.

역도 여자 53㎏급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윤진희(30·경북개발공사)는 8일(한국시간)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운동선수도 모든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모성애가 있다"고 말했다.

역도선수인 남편 원정식(26·고양시청) 사이에 두 딸을 둔 윤진희는 "올림픽을 준비하느라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올림픽 공식 정보망 '마이 인포(my info) 2016'에는 친정에 18개월 된 아들 알렉산더를 맡기고 올림픽에 참가한 조지아(그루지야)의 체조 트램펄린 선수 루바 골로비아(26)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골로비아는 "아기가 태어난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훈련할 때는 24시간 아기와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골로비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에도 출전해 각각 6위, 5위에 올랐다.

그는 리우올림픽 준비 과정은 앞선 두 올림픽 때와 완전히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그렇게 빨리 지친다는 것에 스스로 놀랐다.

이제 나에게는 훈련에 더해 아기가 있다"면서 "아들이 태어나기 전에는 모든 게 쉬웠다는 것을 지금 깨닫는다.

지금은 분명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올림픽 메달만 바라보고 훈련과 경기에 임할 때와 달리, 지금은 생각만큼 대회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골로비아는 "아들이 너무 보고 싶다.

언제나 아들과 함께했었는데, 나는 지금 이곳에 한 달가량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전화도 못 한다.

내가 전화를 하면, 아들은 울기 시작한다.

그런 것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여자 기계체조 선수 옥사나 추소비티나(41)는 아들을 위해 세 차례 조국을 바꿔가며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이어나갔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소비에트 단일팀으로 출전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한 추소비티나는 백혈병을 앓는 아들의 치료비 전액을 지원한다는 독일의 제안을 받아들여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 대회에 독일 대표로 출전했다.

비난을 무릅쓰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도마 은메달을 따낸 그는 아들이 건강을 회복하자 다시 우즈베키스탄 대표로 복귀했고, 리우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모성과 올림픽, 어느하나 포기하지 않은 그는 이 대회에서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사상 최고령(41세), 최다 출전(7번) 신기록을 작성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