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감독, 독일전 대비 훈련장서 긴장 풀려고 메뚜기로 장난

첫 상대인 피지를 8-0으로 대파한 신태용호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독일전 준비에 들어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피투아쑤 경기장에서 1시간가량 훈련했다.

8일 독일과 치르는 2차전을 앞둔 대표팀은 가벼운 달리기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한국 축구 사상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한 세계대회에서 최다 골 기록을 세운 기쁨 때문인 듯 훈련 분위기는 시종 밝고 기운이 넘쳤다.

'형님 리더십'으로 유명한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수시로 장난을 걸었다.

2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상호 신뢰를 쌓으려는 의도로 읽혔다.

선수들은 신 감독의 장난에 화들짝 놀라기도 했다.

신 감독은 훈련장으로 날아든 대형 브라질 메뚜기를 집어 들어 스트레칭하는 선수 등에 올려놨다.

메뚜기 크기가 워낙 컸던 탓에 일부 선수는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기도 했다.

1차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류승우(레버쿠젠)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메뚜기를 피해 도망치자 신 감독이 추격하기도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선수단에선 웃음보가 터졌다.

피지전에서 선발 출전한 황희찬(잘츠부르크)은 골키퍼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과 공을 주고받다가 골키퍼 흉내를 냈다.

황희찬이 구성윤의 슈팅을 가슴으로 막아내며 골키퍼 동작을 취하자 이번엔 이운재 골키퍼 코치가 끼어들었다.

이 코치가 평소 골키퍼 훈련처럼 강슛을 날리자 황희찬은 웃으면서 손사래를 쳤다.

선수단은 가볍게 몸을 푼 뒤 숙소로 복귀했다.

선수단은 오후에 팀 미팅을 하고 2차전 상대인 독일을 분석할 계획이다.

신 감독은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의 첫 경기인 피지전에서 어린 선수들의 부담이 컸다"라며 "피지전 대승으로 출발이 좋은 만큼 독일과 맞붙는 2차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사우바도르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