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수영선수 알 바라지, 리우 공항서 3시간 억류돼

"아마 저를 IS 요원으로 의심했던 것 같아요.

어쨌든 선수촌에 올 수 있게 돼 행복합니다"
지난 4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리아 수영대표 선수 아자드 알 바라지(28)는 동료 선수들이 죄다 출국장을 지나 선수촌을 향할 때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있어야 했다.

여권에 적힌 국적과 이름을 보고 정체를 의심한 브라질 출입국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멈춰 세웠기 때문이다.

그는 리우올림픽 출전 선수라고 밝혔으나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다.

국적이 테러단체 IS(이슬람 국가)의 주 활동무대 중 하나인 시리아인 데다 이름 또한 테러범들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올림픽 수영선수임을 알려주는 수많은 이메일을 보여준 뒤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공항에서 억류된 시간은 3시간이 넘었다.

알 바라지는 5일 USA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리아수영연맹에서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측에 나의 출전 소식을 제대로 알리지 않아 입국허가가 지연됐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시리아 태생의 부모님 때문에 시리아 선수로 리우올림픽에 출전하지만 실제 거주지는 미국이다.

로스앤젤레스 산타 모니카 해변에서 잘 나가는 '베이워치'(수상구조대 요원)로 미국 시민권도 갖고 있다.

2010년까지 하와이대학교에서 수영선수로 활약한 그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 나섰으나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그는 7일 새벽에 펼쳐지는 리우올림픽 남자 100m 평영에 출전한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