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축구, 농구 같은 대중적인 종목과 달리 펜싱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언론 매체는 많지 않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렇다.

국제펜싱연맹(FIE)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앞둔 3일(현지시각) 리우 현지에서 취재기자들을 대상으로 '펜싱 교실'을 열었다.

올림픽 소식을 세계에 전파할 취재진에게 펜싱을 가르쳐줘 보다 풍성한 뉴스를 생산하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실제 펜싱 경기가 개최될 올림픽파크 내 카리오카 아레나3의 연습실에서 열린 이 날 강의에는 기자 30여명이 참가했다.

브라질인 강사 4명이 각 나라 기자들을 상대로 기본적인 동작을 알려줬다.

자세를 배운 기자들은 펜싱복으로 갈아입고 마스크까지 쓴 뒤 검을 쥐고 대결에 나섰다.

상대는 팔다리가 유난히 긴 젊은 백인 남성이었다.

이 남성은 어른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놀아주기라도 하듯 다소 어정쩡한 자세로 장난을 치며 기자를 한 명씩 상대했다.

일부러 허점을 보여 공격을 허용하면서도 자신이 득점에 성공하면 두 손을 번쩍 들고 좋아했다.

어설픔으로 가장했지만, 실력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이 남성은 미국 펜싱 플뢰레 국가대표인 레이스 임보덴(23)이다.

현재 세계랭킹 7위로, 나흘 뒤 결전을 치른다.

컨디션 조절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 이렇게 '봉사'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그는 "펜싱의 재미를 전세계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싶어서 자원했다"며 "오랜만에 긴장을 풀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며 싱글벙글 웃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