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스캔들' 러시아 선처 반대한 WADA 우회 비판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반도핑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이런 의지를 피력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바흐 위원장은 "최근 사태를 계기로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반도핑 체계를 완전히 점검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러시아 선수들이 정부 묵인과 지원 아래 금지약물을 광범위하게 사용한 사실이 불거진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바흐 위원장은 WADA 시스템의 결함이 드러났다며 "IOC는 더욱 탄탄하고 효율적인 반도핑 시스템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러시아 약물 스캔들에 초강경 조치를 요구한 WADA를 우회 비판한 의미로 읽힌다.

WADA는 지난달 캐나다 법률가인 리처드 매클라렌이 주도한 보고서에서 러시아 집단 도핑 문제를 폭로했다.

러시아 대표팀의 리우올림픽 출전을 IOC가 금지해야 한다는 요청도 했다.

IOC는 전면적인 출전 금지 대신 선수들의 소속 국제연맹이 출전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채택했다.

이에 WADA가 실망감을 표출하면서 양측간 갈등이 깊어졌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에서 속임수를 쓴 선수들이 퇴출하기를 바란다"고 했지만, 러시아 대표팀의 전면 출전 금지를 거부한 이유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전면 출전 금지를 두고 일각에서는 '핵옵션'이라고 불렀다.

무고한 선수들이 2차 피해를 볼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WADA 의장이자 IOC 위원인 크레이그 리디는 바흐 위원장 가까이에 앉아 연설을 들었지만,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