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양궁대표팀 기보배가 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양궁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림픽 양궁대표팀 기보배가 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삼보드로모 양궁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연합뉴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양궁 경기가 열리는 삼보드로모 경기장을 찾은 각국 감독들이 이구동성 하는 말은 바람이 생각보다 세다는 것이다.

삼보드로모 경기장이 삼바축제 때 퍼레이드가 열리는 장소를 개조해 만든 만큼 경기장 양쪽 측면 관중석이 높게 배치돼 바람이 세게 분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하순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테스트이벤트 대회(프레올림픽) 때보다 약 50일 앞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은 바람이 더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구자청 대만대표팀 감독은 "화살이 생각대로 가면 바로 잘못된 점을 수정할 수 있는데 여기는 발사대와 과녁 부분의 바람이 다르다"면서 "갑자기 바람 방향이 바뀌는 경우도 있어 선수들이 아주 혼란스러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녁 위에 풍향계가 있지만 거의 효과가 없다"면서 "과녁 뒷 부분이 보호막으로 막혀있어 바람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풍향계보다는 사대와 표적 사이 중간 부분의 방향을 읽어내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

이기식 미국대표팀 감독도 "지난해 프레올림픽 때는 여름이었지만 지금은 겨울이다. 회오리바람이 그때보다 더 심해졌다"면서 "바람을 어떻게 읽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형철 한국대표팀 감독은 바람에 대한 질문에 첫 마디로 "생각보다 바람이 세다"고 답했다.

이어 오전보다 오후에 바람이 더 세고, 경기장 양쪽 측면은 바람이 약하지만 변화가 심한 반면 중앙 부분은 바람이 세지만 비교적 방향이 일정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감독은 "코치진이 전체적인 지시를 할 수 있겠지만, 순간적인 판단은 선수가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바람에 대비해 충분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람 외에는 당일 컨디션과 세트제 경기 흐름이 중요하다"면서 "조명은 큰 영향이 없지만, 조명을 쳐다보면 눈이 부신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프레올림픽 당시 화살을 쏘는 사대 높이가 최고 1.5m까지 높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50㎝ 정도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예선전 경기장에서만 연습해온 선수들은 2, 3일 토너먼트 경기가 열리는 장소에서 매일 30분씩 훈련한다.

토너먼트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막바지 훈련은 메달 색을 가를 마지막 2%를 결정짓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bschar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