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센 양궁장 바람…"순간적인 판단에 의지하는 수밖에"
삼보드로모 경기장이 삼바축제 때 퍼레이드가 열리는 장소를 개조해 만든 만큼 경기장 양쪽 측면 관중석이 높게 배치돼 바람이 세게 분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하순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테스트이벤트 대회(프레올림픽) 때보다 약 50일 앞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은 바람이 더 종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구자청 대만대표팀 감독은 "화살이 생각대로 가면 바로 잘못된 점을 수정할 수 있는데 여기는 발사대와 과녁 부분의 바람이 다르다"면서 "갑자기 바람 방향이 바뀌는 경우도 있어 선수들이 아주 혼란스러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녁 위에 풍향계가 있지만 거의 효과가 없다"면서 "과녁 뒷 부분이 보호막으로 막혀있어 바람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풍향계보다는 사대와 표적 사이 중간 부분의 방향을 읽어내는 것이 더 중요한 상황이다.
이기식 미국대표팀 감독도 "지난해 프레올림픽 때는 여름이었지만 지금은 겨울이다. 회오리바람이 그때보다 더 심해졌다"면서 "바람을 어떻게 읽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형철 한국대표팀 감독은 바람에 대한 질문에 첫 마디로 "생각보다 바람이 세다"고 답했다.
이어 오전보다 오후에 바람이 더 세고, 경기장 양쪽 측면은 바람이 약하지만 변화가 심한 반면 중앙 부분은 바람이 세지만 비교적 방향이 일정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감독은 "코치진이 전체적인 지시를 할 수 있겠지만, 순간적인 판단은 선수가 경험과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바람에 대비해 충분히 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람 외에는 당일 컨디션과 세트제 경기 흐름이 중요하다"면서 "조명은 큰 영향이 없지만, 조명을 쳐다보면 눈이 부신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프레올림픽 당시 화살을 쏘는 사대 높이가 최고 1.5m까지 높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50㎝ 정도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예선전 경기장에서만 연습해온 선수들은 2, 3일 토너먼트 경기가 열리는 장소에서 매일 30분씩 훈련한다.
토너먼트 경기장에서 진행되는 막바지 훈련은 메달 색을 가를 마지막 2%를 결정짓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bsch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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