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 복싱에 출전하는 함상명이 3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오센트로 파빌리온5에서 훈련을 하며 머리에 젖은 머리를 쓸어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2016 리우올림픽 복싱에 출전하는 함상명이 3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리오센트로 파빌리온5에서 훈련을 하며 머리에 젖은 머리를 쓸어넘기고 있다. 연합뉴스
와일드카드로 리우 막차 탑승…한국 복싱 유일한 출전자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복싱의 유일한 출전자인 함상명(21·용인대)은 훈련 파트너가 없다.

대회를 코앞에 두고 극적으로 올림픽 출전이 성사됐기 때문이다.

모든 가능성이 사라진 줄 알았던 함상명이 국제복싱협회(AIBA)로부터 와일드카드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게 됐다는 통보를 받은 것은 지난달 19일이다.

바로 한국 선수단이 출격 채비 완료를 선언하는 결단식이 열린 날이었다.

선수단 규모가 이미 확정된 상황이라 훈련 파트너를 구할 수도, 데리고 갈 수도 없었다.

함상명은 박시헌 감독과 함께 단둘이서 리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 센트로 파빌리온 5에서 만난 함상명은 자신보다 두 체급이 낮은 필리핀의 49㎏급 선수와 한창 스파링에 열중하고 있었다.

박 감독이 리우 현지에서 알음알음으로 섭외한 스파링 상대였다.

이틀 전에는 태국 선수, 전날에는 대만 선수와 스파링을 했다.

고정된 훈련 파트너도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 훈련하는 것이 힘들 법도 한데, 함상명의 얼굴에서 그늘을 찾기는 어려웠다.

그는 "혼자 운동하니까 재미는 없죠. 하지만 혼자 훈련하니 페이스를 조절하기는 쉽다"며 "또 혼자서 고독하게 훈련하는 것도 집중이 잘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또 "함께 스파링해준 다른 나라의 다른 체급 선수들이 서로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데, 은근히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함상명은 스파링을 마친 뒤에는 그 선수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며 정을 나눴다.

함상명은 4일 대진 결과에 따라 10일에 첫 시합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부전승할 수 있다면 바로 16강부터, 부전승이 안 되면 32강부터 시작이다.

그는 "유일한 올림픽 출전자라서 부담되지만 혼자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올림픽에 못 나온 동료들이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보내주는데, 동료들과 함께 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운동선수에게 올림픽은 꿈의 무대"라며 "천운을 얻어서 소원을 성취했으니 이제 올림픽 메달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첫판부터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