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1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피투아투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바도르 첫 공식 훈련에서 선수들과 팀 미팅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리우올림픽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1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피투아투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바도르 첫 공식 훈련에서 선수들과 팀 미팅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피지, 뉴질랜드 실격패로 출전권 얻은 FIFA 랭킹 187위 약체

신태용호가 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를 상대로 2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를 향해 첫발을 내디딘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5일 오전 8시(한국시간)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노바 아레나에서 C조 1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는 리우올림픽 개막식 전에 열리는 유일한 사전경기다.

본선을 앞두고 최종 모의고사 격인 스웨덴과의 평가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기세가 오른 대표팀은 마지막 와일드카드 멤버인 손흥민(토트넘)의 합류로 날개를 단 상태다.

한국이 피지와 대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뿐 아니라 청소년 대표팀이나 여자 대표팀도 대결한 적이 없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대결할 기회가 없었다.

인구 80만 명의 소국 피지는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소속이지만 지역의 강호인 호주와 뉴질랜드에 막혀 좀처럼 국제 축구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87위인 피지가 리우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것도 '행운'이 컸다.

당초 OFC 올림픽 예선 결승 상대였던 뉴질랜드가 준결승에서 부정 선수를 기용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몰수패를 당했고, 피지의 결승 상대가 바누아투로 변경됐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결승전에서 피지는 바누아투를 승부차기 끝에 꺾었다.

인도계가 주축인 피지 대표팀 중 국제 축구계에서 잘 알려진 선수는 드물다.

뉴질랜드 A리그 웰링턴 피닉스 소속으로 올 시즌 16경기에서 6골을 뽑아낸 스트라이커인 로이 크리슈나(28)가 나름대로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정도다.

피지는 뉴질랜드와 아르헨티나를 경유하는 38시간의 비행을 거쳐 지난달 28일 브라질에 도착해 아직 시차 적응도 끝내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8일 출국해 2차례 평가전까지 치른 신태용호와 비교하면 열악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 차가 너무 크기 때문에 피지를 지휘하는 호주 출신 프랭크 파리나(52) 감독도 최근 인터뷰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는 야망과 실제 능력을 혼동해선 곤란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다면 신태용호는 피지를 상대로 단순한 승리보다는 최대한 다득점을 뽑아내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C조 1위를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큰 독일·멕시코와 골 득실을 따져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지는 지난해 뉴질랜드에서 열린 U-20(20세 미만) 월드컵에서 독일에 1-8로 대패하기도 했다.

손흥민(잘츠부르크)과 석현준(FC포르투),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중심으로 한 해외파와 문창진(포항), 권창훈(수원)을 중심으로 한 국내파가 역대 최고의 공격력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신태용호도 피지전에서 다득점이 가능성이 충분하다.

신 감독 부임 후 올림픽 대표팀의 최다득점은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챔피언십 예멘과의 2차전과 지난해 3월 AFC 챔피언십 예선에서 브루나이를 상대로 기록한 5-0 승리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