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도시락 만들어 배달…김연경 "코리아하우스 덕분에 버틸 만해요"

운동선수는 일반인보다 훨씬 더 '밥심'으로 하루를 버틴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 선수라면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선수촌 음식은 태극전사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배구 여제' 김연경(28·터키 페네르바체)은 "음식이 대체로 짜고 별로 싱싱하지 않다"며 "면 요리는 불어터져 있거나 말라 비틀어져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김연경은 이내 "그래도 코리아 하우스 도시락이 있어서 버틸 만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대한체육회가 운영하는 코리아 하우스는 리우 시내 고급 주택 단지인 '아폴롬 타운하우스'에 마련됐다.

이곳은 급식지원센터와 선수 휴식 라운지가 설치돼 대회 기간 선수단에 한식과 휴식 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또 선수단 주요 상황 보고 및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이 진행되며 국제 체육 인사와 면담 등 스포츠 교류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31일(현지시각) 찾은 코리아 하우스는 한국인의 침샘을 자극하는 음식 냄새로 가득했다.

평소 태릉·진천선수촌에서 근무하는 영양사와 주방장, 조리사 5명, 보조인력 7명이 팀을 이뤄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단 333명의 입맛을 책임지고 있다.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리우올림픽 조직위가 마련한 선수촌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하지만, 고향의 맛이 그리울 때는 코리아 하우스에 'SOS'를 칠 수 있다.

코리아 하우스는 한식 도시락을 만들어 선수들에게 배달해준다.

이날까지 태극 전사들이 얻어먹은 도시락은 419개에 달한다.

영양사 조성숙 씨는 "음식이 선수들의 목표 달성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최고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도시락은 밥과 사태 찜, 닭다리 구이, 새우튀김, 오징어볶음, 호박나물, 깻잎 장아찌, 콩자반, 김치 볶음, 알타리 김치, 사골국 등으로 구성됐다.

음식 재료는 대부분 한국에서 공수해 왔지만 막상 와서 보니 부족한 것이 많다.

결국 조 씨는 리우의 시장 바닥을 돌아다녀 질 좋은 생선과 야채, 고기를 엄선해 왔다.

그는 신이 나서 "양상추를 살짝 데쳐서 된장을 묻혀주면 선수들이 참 맛있어해요.

아 그리고, 브라질 쇠고기가 참 좋더라고요"라고 했다.

조리의 다음 과제는 배달이다.

밥과 반찬이야 특별히 어렵지 않지만 국과 찌개는 자칫 쏟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흘리지 않으려고 (차 안에서) 국그릇은 이렇게 사이에 넣어서 선수촌까지 간다"며 앉은 채로 다리를 오므리는 시늉을 했다.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