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연이 29일 인터불고경산CC 16번홀에서 세컨드샷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KLPGA 제공
장수연이 29일 인터불고경산CC 16번홀에서 세컨드샷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KLPGA 제공
무더위와의 전쟁이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카이도MBC플러스여자오픈’(총상금 5억원) 1라운드가 열린 29일 경북 인터불고경산CC(파73·6736야드)는 기온이 33도까지 올라갔다. 습도는 50%를 넘었고 땀을 식혀줄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았다. 선수들은 우산으로 햇볕을 가리고 얼음주머니를 어깨에 얹은 채 경기를 치렀다.

올 시즌 3승을 노리는 장수연(22·롯데)이 돋보였다. 장수연은 이날 5언더파 68타로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홀인원까지 기록했다. 122m짜리 7번홀(파3)에서 피칭 웨지로 친 티샷이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장수연이 홀인원을 한 건 공식 대회에서 처음이다.

이날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장수연은 첫홀에서 보기를 적어냈지만 11번홀(파5)에서 이글, 12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으며 분위기를 바꿨다. 안정적인 경기를 하던 장수연은 17번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후반 1, 2번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이어 홀인원으로 2타를 줄인 그는 기분 좋게 1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장수연은 “그린이 딱딱해 핀 10m 앞에 공을 떨어뜨리는 전략을 썼다”며 “7번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샷을 했는데 홀인원을 기록해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샷은 다 잘 됐는데 날씨가 더워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퍼팅이 따라주지 않았다”며 “2, 3라운드도 딱딱한 그린을 안정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장수연은 고진영(21·넵스)과 치열하게 벌여온 시즌 3승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장수연이 이번에 우승하면 박성현(23·넵스)에 이어 두 번째 3승 챔프가 된다. 우승 상금 1억원을 획득하면 상금랭킹 1위인 박성현(7억원)과의 격차도 3300만원으로 좁혀진다.

다른 선수들은 일찍 경기를 마친 장수연 추격에 나섰다. 이날 한 조를 이뤄 경기한 박결(20·NH투자증권)과 정연주(24·SBI저축은행)는 15번홀(파3)에서 함께 버디를 잡으며 장수연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박결은 15번홀까지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잡는 무결점 경기를 했지만 16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공동 선두 자리에서 내려갔다.

정연주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18번홀(파5)까지 5언더파를 유지하며 공동 선두 자리를 지켰다. 김지현(25·롯데)은 보기 없이 버디 5개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박결과 주은혜(28·문영그룹), 하민송(20·롯데), 김민선(21·CJ오쇼핑)이 4언더파 69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