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스프린터' 볼트에 '재기 성공한' 개틀린 도전

"볼트를 의심하지 마라. 결국 후회한다."

2015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전이 끝난 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홈페이지를 장식한 문구다.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등장한 뒤 세계육상 남자 단거리는 '볼트와 볼트에 도전하는 선수들의 대결' 구도가 펼쳐졌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볼트 위기론'이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승자는 늘 볼트였다.

2016년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단거리는 볼트에 저스틴 개틀린(34·미국)이 도전하는 구도다.

볼트와 개틀린은 100m, 200m, 400m 계주에서 격돌한다.

올 시즌 성적은 개틀린이 앞선다.

개틀린은 2016시즌 남자 100m 랭킹 1위다.

9초80으로 시즌 최고 기록과 9초83의 2위 기록을 모두 개틀린이 보유했다.

200m에서도 개틀린은 19초75로 시즌 2위 기록을 세웠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라숀 메릿(미국)이 기록한 19초74다.

올 시즌 볼트의 100m 랭킹은 4위(9초87), 200m는 5위(19초89)다.

볼트는 2일 열린 자메이카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승전을 20분 정도 앞두고 돌연 기권했고 200m 경기에는 예선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결국 '의료상 예외'로 대표팀에 합류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개틀린은 올해도 꾸준하게 국제대회에 나서며 '볼트 대항마 1순위'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8월, 리우에서 볼트에 다시 한 번 도전한다.

볼트는 세계육상 단거리 역사상 최고 선수로 꼽힌다.

그는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기록 보유자다.

특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대회에 강했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남자 100m, 200m, 400m 계주를 석권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2009년 베를린, 2013년 모스크바대회에서 100m, 200m, 400m 계주 금메달은 그의 차지였다.

'볼트 위기론'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도 3개 부문을 석권했다.

2006년 금지약물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여 4년 출전 정지의 징계를 받고, 2010년 트랙에 복귀한 개틀린은 메이저대회에서 늘 볼트에게 밀렸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개틀린은 9초79로 3위에 올랐다.

9초63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볼트가 금메달을 차지했고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가 9초75로 은메달을 따냈다.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에서는 9초77을 기록한 볼트가 금메달, 9초85를 기록한 개틀린이 은메달을 차지했다.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은 가장 아쉬운 무대였다.

사실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2015년 세계육상은 '개틀린 시대'로 불렸다.

대회 전 개틀린은 2015시즌 남자 100m 1∼4위 기록(9초74, 9초75, 9초75, 9초78)을 홀로 세웠다.

200m 시즌 1, 2위 기록(19초57, 19초68)도 개틀린이 작성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는 볼트가 앞섰다.

볼트는 100m 결승에서 9초79로, 9초80에 결승선을 통과한 개틀린을 제쳤다.

200m에서도 볼트가 19초55, 개틀린이 19초74로 1, 2위를 기록했다.

당시 개틀린은 "역시 볼트는 세계 최고 스프린터다.

그의 경기를 보면서 나도 감탄했다"고 상대를 인정했다.

리우올림픽을 앞두고도 개틀린은 "우승이 목표라고 말하지 않겠다.

볼트가 있지 않은가"라고 몸을 낮췄다.

볼트는 "개틀린은 뛰어난 스프린터"라고 개틀린을 예우하면서도 "나는 늘 내가 얼마나 위대한 육상 선수인지 증명하고 싶어한다.

리우에서도 얻고 싶은 게 많다"고 리우올림픽 3관왕을 향한 의욕을 드러냈다.

볼트와 개틀린 모두 "리우가 내 생애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했다.

둘의 마지막 올림픽 대결은 리우를 빛낼 최고의 빅매치로 꼽힌다.

볼트와 개틀린이 맞붙을 100m 결승은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 10시 25분, 200m 결승은 19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린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jiks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