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야구선수 개입 정황…도박 참여 3명도 수사중

경찰이 승부조작 사실을 자수한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좌완 투수 유창식(24)을 조만간 소환해 조사한다.

또 브로커로 전직 야구선수가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관련 정보를 넘겨받아 불법 스포츠도박에 참여한 일반인 3명도 수사하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KBO로부터 유씨의 승부조작 가담 자진신고 사실을 통보받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유씨를 직접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유씨가 이미 관련 내용을 자수한 만큼 이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 외에 또 다른 경기에서도 승부조작이 있었는지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아직 구체적인 소환 날짜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3일 유창식은 구단 관계자와 면담 과정에서 국민체육진흥법을 위반한 사실을 자진신고했고, KIA 구단이 이를 KBO에 통보했다.

유창식은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2014년 4월 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홈 개막전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초 상대 3번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는 '첫 이닝 볼넷'을 조작하려는 의도에서 내준 볼넷으로 드러났다.

유창식은 승부조작에 가담해 브로커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브로커로 전직 야구선수 A씨가 개입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A씨는 사오 년 전 은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로부터 승부조작 관련 정보를 넘겨받아 불법 스포츠도박에 참여한 혐의로 3명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은 KBO 통보를 받기 전 유씨의 승부조작 관련 첩보를 입수해 내사에 착수했으나 유씨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신청이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되면서 진전이 없었다.

그러던 중 유창식이 승부조작 사실을 자수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유창식은 영구 실격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승부조작 자진신고를 독려한 KBO의 약속에 따라 자수한 첫 선수다.

유창식은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한 2011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제2의 류현진'으로 평가받던 그에게 한화는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계약금 7억원을 안겼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 이하였고, 한화는 2015년 트레이드로 유창식을 KIA에 보냈다.

개인 통산 성적은 16승 33패 평균자책점 5.73이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2014년부터는 4승만 거뒀다.

KIA 이적 후에는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suki@yna.co.kr